명리학+현대심리학=심리컨설팅/유전적 DNA & 환경적 DNA/교육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어떤 설계도를 품고 온다. 그것을 우리는 유전이라 부르고, 심리학은 DNA라 한다. 하지만 삶은 '유전적 DNA'만으로 지어지지 않는다. '환경적 DNA'가 어떻게 제공되느냐에 따라 지어짐이 다르다. 사람을 하나의 씨앗이라 생각해 보면 그 씨앗 속에는 이미 나무가 될 DNA가 숨어있다. 그러나 어떤 흙에 뿌리내리느냐에 따라 그 나무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는가?
심리를 공부하면 할수록, 유전적 DNA만큼 환경적 DNA의 힘도 막강하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자식이 20살이 되기 전까지 부모가 만들어주는 환경적 DNA가 아이의 성장과 성격 형성을 결정짓는다는 사실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세계적으로는 전통 간지 단순계산 기준 약 15,400명 정도가 같은 사주 조합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약 100 정도가 같은 조합을 가졌다는 통계다. 그렇다면 똑같은 사주의 사는 모습은 다 같을까? 성향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있을 수는 있어도 절대로 같지 않다.
사람마다 태어나는 가정의 경제적 수준, 부모의 학벌과 가치관, 지역적 문화, 교육 환경, 사회적 관계망 등은 모두 다르다. 이러한 요소들은 ‘환경적 DNA’로 작용하여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이라도 전혀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감정을 느끼며, 다른 삶의 궤적을 그리게 만든다. 그러나 무엇보다 본질적인 다름은, 부모와 자식이 서로의 마음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관계를 쌓아가는가에 있다.
나는 동일한 사주 하면, 2012년에 만난 그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아띠'.와 '동무'가 생각난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자모회 활동을 통해 서로의 자녀가 생년월일은 물론 태어난 시간까지 완전히 같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 둘은 약 1/2500억의 확률로 만난 셈이다
이들은 1999년생으로 ' 己卯년 丙寅월 甲寅일 壬申시'에 태어났다. 토양도 있고, 물도 있고, 태양도 있고, 배열도 이상적이다. '식신격'이다. 여유로움이 있으니 배려할 줄 알고 요리도 잘하고, 먹을 복도 있다. 주변과 나눌 줄도 안다. 창조적 의미 이해력 공감력이 뛰어나다. 친구를 좋아하는 성향은 상황에 따라 단점이 될 수도, 동시에 장점이자 강점이 될 수도 있겠다.
예비 중학생으로 학원등록도 같이 했다. 둘 다 서글서글 하니 리더십도 좋아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고, 3년 내내 공부도 잘했다. 단짝이면서도 각자 친구들도 많아 심리적 바운더리가 참 건강하다고 느꼈다. 게다가 키도 크고 인물까지 훤하니 부모님은 물론 선생님들의 기대 또한 높았다.
고교진학을 앞두고 대학 진학 및 진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심리·인적성 검사를 실시하였다. 명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고1이 되는 2015년 乙未年은 혼란과 갈등이 반복되어 학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시기로 예측되었다. 한 편 다양한 현대 심리검사 결과에서는 환경적 DNA의 차이로 인해 두 학생의 사고방식과 고민의 양상이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동일한 사주를 지녔다 하더라도 개인이 처한 환경과 경험의 차이에 따라 전혀 다른 심리적 특성과 진로 방향을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는 이 모든 것을 고려하여 학생들과 학습계획을 세우고, 부모님들께 적어도 고1 때만큼은 자식에게 온전히 집중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고등학생이 되자 '아띠'와 '동무'는 서로 다른 학교에 진학했지만, 놀랍게도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친구 관계에 몰두하며 예기치 못한 방황의 길로 접어들었다. 앞서 예측했던 불안한 조짐이 현실로 나타난 셈이었다. 그러자 ‘믿었던 자식에게 발등을 찍혔다’며 충격에 빠진 부모들과, 억눌린 불만을 터뜨린 자식들 사이에 격렬한 갈등이 시작되었다. 나는 '자식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으려면, 부모가 먼저 자식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스스로 변할 때 그 말에 힘이 생기고 변화가 시작된다.'라고 강조했다.
'아띠'부모는 부모교육과 상담 그리고 다양한 강좌를 수강하며, 당신 아들의 페이스메이커(pacermaker)가 될 자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셨다. '아띠'가 편하게 친구들을 만나 긍정적인 경쟁을 통해 자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나는 지금도 자식에게 말하기 전에 자신의 모습부터 점검한다는 '아띠' 어머니 말씀을 기억하고 있다. '아띠'는 지혜롭게 슬럼프를 극복하고 논술로 일류대 건축공학과에 진학했다. 통합적 사고가 가능한 학생이기 때문에 창조적인 공부를 지속적으로 해준다면 교수까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동무'의 부모는 평소 술을 즐기며 부부 동반으로 술자리를 자주 가졌다. '동무'는 그런 모습을 매우 싫어했으나, 그들의 생활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결국 '동무'는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기 바빴고, 대화는 단절되었다. 부모는 모든 원인은 친구들 때문이라며 학교 외 공부를 모두 일대일 과외로 돌렸다. 처음에는 상승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실패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나는 재고(再考)를 부탁드렸다. 그러나 실패하면 재수도 불사하겠다고 하셨다. 나는 '동무'가 만약 재수를 하게 되면 이 친구는 가만히 있어도 많은 여학생들이 따라다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몹시 언짢아하셨다. 안타깝게도 '동무'는 재수, 삼수 실패 후 군대 갔다가 제대 후 다시 도전했지만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부모가 스스로 바르게 걷지 못하면서 자식에게 “똑바로 걸어라”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아이의 걸음은 결국 부모의 발자국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부모가 먼저 자신의 길을 돌아보고 한 걸음이라도 바르게 내딛을 때, 그 변화는 말없이 자식에게 전해진다. 부모의 성찰과 진심 어린 노력은 가정의 공기를 바꾸고, 그것이 곧 ‘DNA 환경’이 된다. 그 책임감을 마음으로 느끼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볼 때, 환경적 DNA는 따뜻한 힘을 얻는다.
유전적 DNA는 주어진 것이지만, 환경적 DNA는 함께 만들어가는 삶의 이야기다. 부모와 자식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나란히 걸어갈 때, 그 길 위에서 진정성 있는 변화와 성장이 완성된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바꿔야 산다.”는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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