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육아일기

by 김모씨

아들과 참 안 맞는다고 느낄 때가 많다. 언젠가부터 서로가 서로에게 평화를 깨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아들은 화장실에 다녀와 불을 끄거나 문을 제대로 닫지 않고 나올 때가 많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다 불을 끄거나 문을 닫아주기도 하지만, 어느 날은 그것이 심기를 매우 건드린다.

요즘 아들은 귀가가 늦다. 아침 8시 20분에 나가서 저녁 6시가 넘어 들어오는 아들. 잠자기 전까지 4시간 남짓의 시간을 보낸다. 4시간. 그 시간을 갈등 없이 보낸 적이 거의 없다. 손을 씻는 일도 미루고 영상부터 본 아이는 숙제하는 시간을 몇 차례고 미룬다. 20분부터. 25분부터. 아니, 30분부터.

나는 점점 화가 난다. 숙제를 시작하기 전 이미 둘 다 감정이 상해있다.


자기 주도 학습은 고사하고 해야 할 최소한의 숙제조차 제시간에 하는 법이 없다. 아마도 엄마의 강요가 없으면 숙제를 해야 할 이유도 없을 테다. 짜증으로 시작해 숙제하는 내내 입으로 분노의 말을 내뱉고 발로 책상을 끊임없이 툭툭 건드린다.

이 모든 행동이 나를 화나게 한다. 나는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불행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이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육아를 망치고 있다는 좌절감에 빠지는 순간이다.

오늘 아침, 아이는 핸드폰이 보이지 않는다며 짜증을 냈다. 그런 아이를 보며 참다가 한마디 했다. “네가 핸드폰 잃어버리고 왜 나한테 짜증을 내?” 버스를 기다리며 불만에 찬 아이를 보다가 돌아서서 먼저 집으로 향했다. 아이는 버스를 타고 학교에 잘 갔다.

아이의 귀가를 몇 시간 앞둔 나의 심정. 왜, 언제부터 아이는 나에게, 나는 아이에게 심기를 건드리고 불편하고 짜증을 나게 하는 존재가 되었을까?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숙제를 강요하지 않고 아무런 잔소리도 하지 않으면 아이는 나를 좋아할까? 우리는 다시 사이가 좋아질 수 있을까?

아니, 우리 모자가 사이가 좋았던 적이 있었던가? 항상 아이의 행동이 성에 차지 않아 눈엣가시처럼 여기지 않았나? 마음 한 켠 아이에 대한 원망이 자리 잡은 게 언제부터였던가?


아이에 대한 미움과 원망으로 시작해서 반성으로 끝난다. 언제나처럼.

아이는 엄마의 환하게 웃는 얼굴을 언제 본 지 기억 못할테다. 늘 불만에 가득한 약간은 화가 난 표정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잠시 후. 긴 하루를 보내고 온 아이에게 웃으며 반겨줘야겠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게 내 자식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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