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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모씨 Jan 02. 2024

엄마가 제목에 나오는 책 두 권.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좋은 엄마 학교>를 읽고


  어쩌다 보니 '엄마'가 제목에 들어간 두 권의 책을 연달아 읽었다. 


  먼저 박서련 소설집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제목과 동일한 표제작은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라 더욱 공감이 갔다. 아들의 사회 생활을 위해 게임 과외를 알아보다 게임의 세계에 빠지게 된 엄마 이야기인데, 말처럼 간단하지도 유쾌하지도 않은 이야기다.

 결국, 엄마는 아들의 라이벌 친구와 아들을 대리해 온라인 게임 대결을 하게 되고 흥분한 상태에서 본인의 정체를 밝히려하지만 '엄마'라는 단어가 대화창에서는 금지어로 'XX'로 표기 되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 

 아들의 성장을 위해 한약을 대령하고 온갖 비위를 맞추어주는 것도 모자라 때맞추어 과외를 알아보며 누구보다 아들키우기 즉 엄마역할에 진심이건만 '느그엄마'는 어느샌가 입에 담기힘든 의미를 포함한 그야말로 패드립을 일컷는 말이 되어버렸다. 

 아. 씁쓸한 현실이여. 엄마들이 너희들, 혹은 세상에 뭘 그렇게 잘못했니?


 두 번째 '엄마' 소설은 <좋은 엄마 학교>이다. 몰입도가 상당하여 500페이지 분량을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좋은 엄마 학교는 재학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나는 나쁜 엄마다'라는 낙인을 1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각인 시키는 곳이다. 

 주인공 프리다가 좋은 엄마 학교에서 자녀를 돌볼만큼 충분히 '좋은'엄마 자격을 얻고 졸업(?)하리라는 바람은 책을 읽으며 일찌감치 접어버렸다. 

 오히려 주인공이 모든 역경을 헤쳐나가기를 응원하기는 커녕, 그까짓 엄마 역할을 벗어버리라고, 죽지 말고 당당하게 혼자 살아가기를 빌었다. 하지만 '그까짓' 이니, '혼자 살라'니 혼자 블로그에 끄적이면서도 마음이 편치않은 걸 보니 나 역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구구절절 공감가는 문구를 옮겨적으며 '나르시스트'인데다 '욕망하기'를 서슴치 않는 나는 좋은 엄마 학교에서 낙제생이 되리라 확신 아닌 확신을 하게 된다. 


 두 권의 '엄마'가 제목에 들어간 책을 덮으며.... 아, 진짜 엄마가 뭔데. 엄마. 엄마. 엄마. 아. 나도 엄마인데, 평생 엄마이고 죽은 후에도 엄마로 남을 텐데. 엄마. 아. 엄마여... 나 어쩌냐.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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