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간 일본 작가 가키야 미우의 책을 몰아 읽었다.
처음 시작은 <이제 이혼합니다>. 친구 남편의 부고 소식에 '부럽다!'라고 외치는, 이혼을 하고 싶지만 독립이 두려워 망설이는 중년 여성의 이야기이다.
가키야 미우의 세계를 처음 맛본 나는 걸신이 들은 듯 <우리 애가 결혼을 안 해서요>와 <시어머니 유품 정리>, <육아는 그만 졸업합니다>, <노후 자금이 없습니다>를 다 읽었고, 지금은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를 읽고 있다.
제목을 보면 대충 짐작이 가능하겠지만 소소하게 읽는 재미가 있다. 주인공은 주로 별로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가족에 속한 여성으로 공감 가는 부분이 적지 않다.
오늘 읽은 <노후 자금이 없습니다>의 주인공은 비정규직으로 10년 넘게 근무하던 회사에서 하루 아침에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50대 여성으로 재취업을 하는데 우여곡절을 겪는다.
이렇다할 전문 지식이 없는 중년의 여성에게는 근무 시간 내내 서서 일하는 일자리밖에 허락되지 않음을 깨달은 주인공은 결국 사무직 구직을 포기하고 편의점 오전 근무를 시작한다. (깊은 공감)
그외에도 가족을 초대해 가격이 저렴한 재료로 구성된 손님상을 차린다든가, 친구와의 카페 데이도 비용 때문에 망설이는 모습 등, 구구절절(혹은 구질구질)한 생활의 모습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퇴근 후 곧장 침대에 누워 '가키야 미우'를 읽는 재미에 푹~빠져 지난 며칠을 보내고 나서 든 생각은, 이제 이 작가 책은 시작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책을 읽느라 뭐 아무것도 하지 못하니 말이다.
<정년 아저씨 개조계획>, <후회 병동>, <당신의 살을 빼드립니다>, <70세 사망법안, 가결>... 작가의 이름을 검색해보니 이렇게나 흥미롭고 주옥같은 제목의 책들이 나온다.
아... 하나같이.. 너무도 읽고 싶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