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잠자리에 누워 넷플릭스를 켰다가 짧게 환호성을 질렀다.
내가 정말정말정말 사랑하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가 새로운 컨텐츠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시즌 6개로 나뉘어 총 250여 편이 올라와있는 걸 보고 나는 정~말 행복했다.
어젯밤에 맛보기로 첫화를 조금 보다 내일을 위해 아껴두기로 하고 잠에 들었다.
출근을 앞둔 월요일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떠 간단히 나갈 준비를 하며 텔레비전을 틀었다. 평소처럼 음소거를 하고 흘러나오는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언제나처럼 뉴스에서는 우울한 소식들만 연달아 나왔다.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넷플릭스를 켜고 어제 보다 만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를 이어보며 출근 준비를 했다.
첫화부터 노주현의 강렬한 등장이 시작되었다. 대충 유능하지 못한 소방관의 모습으로 소개된 주현은 결정적으로 화제 현장에서 화재가 난 집에서 소방관의 역할을 하기는 커녕 집주인에게 구출되는 굴욕을 겪는다.
극중에서도 이런 일화가 신문에 소개되어 회사에서 상사에게 구박을 받기는 하지만, 요즘이라면 그정도로 그치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스쳤다. 어쩌면 어느 소방서의 누구누구라고 신상이 낱낱이 까발려지고 가루가 되게 까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퇴근길에도 나는 '얼른 집에가서 <웬만해선...>봐야지'란 생각에 룰루랄라 즐거운 마음이었다. 몇편을 연달아 보기 시작했는데 볼수록 20년만에 세상이 참 각박해졌다 느껴졌다.
노구 할아버지는 나무를 왜 돈주고 사냐며 아파트 단지에서 찍어둔 나무를 몰래 잘라와 손자들과 즐겁게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한다. (아들과 며느리가 대신 해당 아파트에 사과하고 돈을 물어주기로 하기로 한다.)
20년 전이라면 웃고 넘어갈 일이 요즘같은 때엔 '사건'이 되고 말았구나 싶었다.
나의 도덕관념은 그때에 멈춰져있는지 나는 그런 행동이 고약한 장난쯤으로 여겨졌고 보는 내내 웃음이 나왔다. 오히려 하루하루 <웬만해선...>을 아껴보며 사는 낙으로 삼아야겠다 싶기까지 했다.
20년 전 난 이 시트콤을 너무 사랑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로 기억하는데 야자를 하느라 방영시간을 맞출 수가 없어서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어 이어폰으로 시트콤을 '들으며' 본방사수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이 시트콤은 나에게 몇 되지 않은 사는 '낙'이었다.
당분간 <웬만하면 그들을 막을 수 없다>를 보는 낙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 같다. 하루에 한 편만 보려는 계획은 결국 다섯편을 내리 보면서 어그러지고 말았지만 보는 내내 정말 행복했다.
시트콤을 보고 나서 기분이 좋아져서 오후에는 조금 활동적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글을 쓰고 가는 것도 다 <웬만해선..>덕분이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와 <배철수의 음악캠프>. 이 두 가지로 나는 하루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정말인지... Thank you, both of th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