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두 번째 리쥬란을 하고 왔다. 내가 피부과에서 한 시술 중 단연코 가장 아픈 시술이다. 피부과 예약은 보통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라 가벼운 발걸음으로 향하기 마련이건만, 리쥬란이라 마음이 무거웠다.
시술은 역시나 고통스러웠다. 마취 크림을 바른 후였지만 바늘이 찌르는 통증은 참기 힘들었다. 방금 찔리고 다음 바늘을 기다리는 찰나와도 같은 순간은 공포 그 자체다.
지난달 첫 시술을 하는 동안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어느 정도 통증을 예상했건만, 이번에도 ‘악’ 소리가 날 만큼 아픈 건 변함없었다. 물론 실제로 비명을 지르지는 않는다. 비명은커녕, 나는 두 손을 꽉 마주 잡을 뿐 통증에 대한 호소나 미동도 없이 시술 내내 극한의 인내심을 발휘한다.
마취 크림을 바르고 일정 시간이 지나고 관리사가 크림을 제거한 후, 다른 시술과 달리 시술 전 물 세안을 해야 한다. 세안실로 들어가 거울로 확인 한 내 모습은 못생김 그 자체였다. 이걸 한다고 물광 피부나 세월을 거스른 동안으로 거듭나지도 못할 텐데, 뭐하러 돈 써가며 이 아픔을 참고 있나 현타가 오는 순간이다.
일단 첫 바늘의 아픔을 맛보고 나면, 돈 생각이고 뭐고 그저 시술이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다. 영원과도 같았던 고통의 시간에서 해방되면 관리실에서 진정 관리가 이어진다. 차가운 겔을 치덕치덕 바르고 피부 관리사가 차가운 쇠 막대기로 얼굴을 사정없이 문지른다. 그동안 놀란 가슴도 함께 진정된다. 마지막으로 실리콘 팩을 20분 붙이고 나면 드디어 피부과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고객용 사물함에서 가방을 꺼내고 신발을 갈아신고 거울을 들여다보니, 볼록볼록 바늘로 찌른 자국이 남은 얼굴은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한껏 들린 앞머리를 물로 최대한 누른 후 고개를 푹 숙이고 데스크 향해 다음 예약을 잡은 후 피부과를 나선다.
남들은 시술을 받고 주변에서 피부가 좋아졌다는 말을 듣거나 사진이 더 잘 나오는 등 직접적인 결과를 확인한다는데 나는 시술 후 피부에 관한 칭찬 한마디 들을 적 없다. 세안 후 거울 앞에 앉아 한참을 들여다봐도 어제랑 똑같은 피곤함에 여기저기 진행 중인 노화가 눈에 뜨일 뿐이다.
드라마틱한 변화도 없는데 꾸준히 피부과에 다니는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피부를 방치했을 때 닥칠 노화가 두렵기 때문이다. 안 하는 것보단 도움이 되겠지 싶은 마음에 매번 피부과에 나로선 꽤 큰 액수를 결제한다.
얼마 전부턴 이젠 정말 화장하고 다녀야 하나 생각 중이다. 누가 뭐라건 말건 그동안은 기초 관리 후(스킨,모이스쳐라이저) 선크림에 입술만 바르고 외출했는데 나의 안색이 타인에게 불편함을 끼치나, 고민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조만간 메이크업 제품 검색에 열을 올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역시나 노화는 반가운 것이 못 된다. 만나는 사람도, 출근을 빼곤 나갈 일도 거의 없는 나도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걸 보니 말이다.
다음 시술은 잡티 레이저이다. 그저 누워서 편안하게 번쩍번쩍 레이저 광선 몇 번 맞으면 되는 고통 없는 시술이다. 2주 후엔 발걸음 가볍게 시술받고 커피에 맛난 디저트라도 하나 먹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