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X 1주일 사용기
아래 글은 개인적인 주관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태클반사)
일주일 전 아이폰 X를 수령 후 개봉했을 때의 그 황홀감을 느꼈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나는 실버라 아이폰 X의 뒤판이 흰색인데, 흰색이 그냥 흰색이 아니었고, 말 그대로 영롱한 빛을 내는 도자기와 비슷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흰색 백판과 앞판을 이어주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반짝거리는 옆태는 정말 아름다웠고, 역대 사용한 아이폰 디자인에서 감히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전면은 그냥 보면 블랙이라, 가끔 위아래를 헛갈려서 거꾸로 쥐기도 한다. 화면이 들어왔을 때가 이쁘다. 아이폰에서 최초로 적용된 OLED의 색감은 따뜻하기도 하고, 선명하기도 해서 마치 HDTV를 만족하면서 보고 있다가 'UHD까지 필요하겠어?'라고 말하다 막상 UHD 화질을 보면 내가 한 말이 부끄러워졌던 경험을 아이폰의 OLED 디스플레이를 보면서 또 느끼게 되었다. 어떤 제품을 쓰다 보면 질리기 마련이지만, 잘 만들어진 제품은 보기만 해도, 그냥 계속 들고 있어도 사랑 스러 것들이 있다. 나에겐 애플 제품들이 다 그렇다. 집 안 구석구석에 쌓여(?) 있는 애플 제품들은 시간이 지나도 이쁘다. 아이폰 X는 최신작이어서 그렇게 보이는지 몰라도 숨 막히게 이쁘다. (케이스를 씌어서 그 이쁨이 반감되고 있지만 케이스를 한 번씩 벗겨서 보면 참 이쁘다)
원래는 아이폰6S 플러스를 2년 동안 사용했다. 작은 디스플레이를 쓰다가 샘송의 갤럭시 노트를 보며 아이폰 UI를 가진 커다란 폰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어서 주저하지 않고 사용했었는데 꽤나 만족도가 높았다. 5.5인치 디스플레이였는데, 여자들이 들고 다니면 좀 벽돌 같은 느낌이 드는데, 남자들 손에는 꼭 맞았던 사이즈였던 기억이다.
아이폰X는 5.8인치 디스플레이로, 전에 쓰던 아이폰 플러스보다 0.3인치가 더 크다. 하지만 제품적으로 보았을 때는 가로폭, 세로 폭이 확 줄었다. (아이폰6s plus의 가로폭: 77.9mm, 세로 폭: 158.2mm, 아이폰 X 세로 폭 143.6mm, 가로폭 70.9mm) ) 결국 홈버튼과 상단의 영역을 모두 활용하여 디스플레이를 만들어서 5.8인치의 대화면을 구성했는데, 아이폰6s 플러스처럼 넓은 면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기존의 4.7인치 기본 아이폰 시리즈의 화면구조에서 아래위 여백을 제거하고 세로로 스크린이 길어졌다고 보는 게 맞겠다.
그래서 2년간 확대된 화면에 맞춰진 눈을 다시금 아이폰 X 스크린에 맞추는 데는 하루 정도의 어색한 시간이 필요했었다.
아이폰4S에서 아이폰5로 넘어갈 때, 그리고 PLUS라인이 처음 나왔을 때의 일부 앱들이 새로 바뀌어진 아이폰 해상도 가이드의 대응이 느려서 어색한 UI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인데, 지금의 아이폰 X도 그렇다. 글로벌한 앱들은 발 빠르게 아이폰 X에 맞추어 해상도 대응을 하고 있지만 아직 그렇지 않은 앱들이 많다. 해상도가 좋은 아이폰 X지만, 일반 아이폰 화면처럼 써지는 앱들이 아직은 많다. 이것은 좀 두고 보면 언젠가는 아이폰 X에 맞도록 최적화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듀얼카메라는 처음 써보았는데 이건 정말 물건이다. 화질, 색감 등의 표현이 너무 좋아서 VSCO 앱이나 이런 것도 필요 없을 정도다. 아이폰6S PLUS와 비교하여 화각도 엄청 좋아져 사진 찍을 맛이 난다.
특히 인물 모드는 참으로 신기하다.
인물모드 - 무대조명, 무대조명 모드
보는 사람마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인물모드 사진들 허니버터칩을 럭셔리하게 만들어준다
(참고: 아이폰 X의 카메라는 아이폰 8 plus의 카메라 스펙과 동일하다고 한다.)
아이폰 X가 출시될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이미지가 돌아다닐 때 나는 반신반의했다. 과연 애플이 10년간 고수해왔던 UX를 뒤집을 것인가... 노치 디스플레이까지 만들어가며 변종(혹은 변태)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10년간 애플에 충성을 해온 사람들이라면 불편해하지 않을까?
금요일에 아이폰 X를 수령하고, 그 주말 간은 역시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순간, 이쁘게 보이는 게 다가 아니구나.. 괜히 바꾸었나?라는 생각이 잠시 스쳐갔지만, 집에 있던 아내의 아이폰(6s)을 무심코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리는 나를 발견하고 습관이 이렇게 쉽게 바뀔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처음 아이폰을 만진 것이 2011년이었는데 그때 그 황홀했던 사용자 감성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핸드폰이 이렇게도 만들어질 수 있구나 (제품 외관적이나, 소프트웨어적으로도)라는 놀라움과 함께 그 놀라움은 1년 동안 계속되었다. 다 써본 것인 줄 알았는데, 제품(또는 앱들)에서 자꾸 새로운 기능들이 나오고 그 기능에 내가 계속 감탄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 감탄은 3GS -> 4 -> 5S -> 6S Plus로 오면서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이폰 X는 예전의 나의 그 놀라움을 다시 소환하게 했다. 아직도 여기저기 숨겨놓은 주옥같은 기능들이 나를 놀랍게 하는 것이다. 파도 파도 까도 까도 끝없는 신기한 애플의 세계란...
아이폰 X은 큰 UX가 바뀐 점이 많은데 갑자기 사라진 홈버튼을 대체하기 위한 다양한 깨알 같은 모션들이 많이 추가되었다. 해당 액션을 익히지 않으면 아이폰 X을 사용하는데 좀 불편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몇 가지 팁을 공유하자면
한손 모드로 사용하기
앱과 앱 사이 점프하기
멀티태스킹 모드 진입하기
곱디고운 애플 제품을 감싸주려면 또 액세서리가 필수다. 필름 액정보호부터, 뒷면도 보호해줘야 하니 돈 들어갈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보호필름
개인적으로 필름은 방탄유리를 선호하는데 비싼 거나 싼 거나 퀄리티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자주자주 갈아주는 것이 더 이득인 듯) 그래서 나는 3천 원에 1+1 강화유리 보호필름을 사용하는데, 퀄리티가 꽤 괜찮다.
케이스
케이스는 영롱한 뒤태를 뽐내기 위해서, 투명 케이스나 범퍼를 찾아보다가 투명케이스를 착용시켰는데, 뒤태의 영롱함이 80% 이상 반감되어 보였다. 어쩔 수 없이(?) 애플 정품 실리콘 케이스를 구매하게 된다. (애플 액세서리의 모든 고민의 마무리는 애플 정품으로 끝남) 가죽케이스는 이보다 더 비쌌는데, 6S Plus일 때 가죽이 오래가지는 않는 것 같아서, 그냥 무난한 실리콘 케이스로 구매했다.
팁: KT 앱 중에 KT SHOP이라는 어플이 있는데, 신규가입을 하면 2천 원을 주고, 멤버십 포인트를 10% 차감하여 구매할 수 있다. 추가로 페이 코 결재를 활용하면 추가 할인 (나는 그래서 4만 2천 원 언저리에 구매한 듯)
무선충전기
아이폰과 무선충전은 신세계다. (선 없이 충전되는 신기함)
KT에서 가입할 때 받은 벨킨 무선충전의 매력에 빠져들어, 슈피겐에서 저가 무선충전기를 하나 더 구매해서 회사에서 사용 중이다. (가격도 나쁘지 않은 듯 1만 5천 원선) 충전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나름대로 쓸만하다.
그렇다 아이폰 X는 너무 비싸다. 이 비싼 걸 사면서 아이폰 X는 5년은 더 써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다. 그 다짐은 얼마나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