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조용한 프라하 만나기
여행 중인 관광지에서 예쁜 사진을 찍는 방법은 단 하나인 것 같다. 어디를 가나 붐비는 인파를 피해 사진을 찍는 방법이다. 특히 국내 여행정보 프로그램들이 넘쳐나고, 국내 대형 포털에서 치면 나오는 몇 군데의 스폿을 가서 보면 여기가 프라하인지, 서울 어디 동네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때가 있다. 프라하에서 예기치 못하게(?) 5일을 머무르다 보니, 프라하에서 예쁜 사진을 찍는 노하우가 몇 가지 생겼다.
'아주'가 2번 들어갔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아주 아주 이른 아침일수록 좋다.
사실 유럽과 한국의 시차는 큰 편이라, 무리하지 않고 현지시간으로 새벽녘에 일어날 수 있다.
이른 아침에 프라하 시내를 나오면 정말 한산한, 프라하 그대로의 프라하(?)를 즐길 수 있다.
이때가 프라하 시간으로 아침 7시 30분쯤 되었을 때인데, 트램도 다니고 간간히 출근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 나 오늘부터 휴가지?'라는 기분 좋은 생각도 들었다.
관광도시인 프라하에서 텅텅 비어있는 구시가지 광장과 골목길을 보는 건 정말 쉽지 않다.
부지런하게 일찍 움직인다면 볼 수 있다.
https://goo.gl/maps/if6FnbgsSVJ2
텅 빈 동네를 배경으로 유럽 분위기 물씬 풍기는 배경들과 사진 찍기
'프라하의 아침, 떼로 몰려다니는 사람이 없다!!!'
https://goo.gl/maps/43utzzQyE682
하늘을 보면 알겠지만 이날은 셋째 날로, 우리 부부는 이날까지도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하고 무려 오전 6시에 숙소에서 나와 트램을 타고 까를교로 향했다.
프라하의 메인 스폿인 까를교는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어제만 해도 정말 엄청난 인파가 다리를 동시에 건너대서 이 다리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었지만, 역시 오전의 까를교는 정말 한산하다.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몇몇 있어 사람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떼로 몰려다니는 관광객들이 없어서 정말 정말 한산하고,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곳에서는 사진을 한번 찍어줘야지...
이 정도면 인생 샷
까를교를 건너 새로운 시가지로 들어가는 입구도 늘 관광객으로 붐비지만, 아침에 가면 한산 한산
여기도 '아주'가 2번 들어간다. 여행할 당시 7월이었고, 거의 해가지는 시간은 오후 10시 경이다. 그래서, 아주아주 늦은 오후에 관광 스폿을 올라간다면, 역시나 (당연히) 사람이 붐비지 않는 예쁜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다.
어떤 때려잡을 블로거가 가장 먼저 포스팅해서 포털 사이트에 알렸는지 모르겠으나, 프라하 성 스타벅스는 굉장히 많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커피를 마시러 오는 게 아니라, 사진을 찍으러 몰리는데... 대부분 한국사람이다. 며칠 돌아보니 이곳에서 찍는 뷰가 나쁘진 않지만 또 그렇게 막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음료를 사 먹지 않아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하지만, 약간 민폐 같은 느낌.. 여하튼 프라하성과 인접한 이 스타벅스는 사람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있는 스폿 중 하나다.
이 곳을 핫스폿으로 만들어 준 이유는 바로 여기 스폿인데, KBS의 배틀 트립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여기를 다녀갔는데, 인생 샷을 찍은 장소로 유명세를 얻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데니 아예 앉지 말라고 적혀있을 정도...
뷰는 이 정도 된다. 생각보다 막 그렇게 잘 나오는 건 아닌 거 같은데, 매스컴의 힘인지...
어쨌든, 여기서도 인생 샷을 찍기 위해서라면 첫째고 둘째고 인파들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넉넉히 낮잠을 때리고 이곳에 오후 7~8시 즈음 도착하였는데, 낮에 왔을 때 보다 사람이 많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또한 프라하 하면 역시 빨간 지붕들인데, 해 질 녘 즈음하여, 붉은 햇살과, 햇살이 지붕에 닿을 때의 그 색감은 텍스트는 물론이고, 카메라로도 담을 수 없는 컬러였다.
이런 하늘과 구름은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을 거야...
눈에 많이 많이 담아둔다.
프라하 도심에는 서울 한강처럼 블타바 강이 있다. 붉은 지붕들과, 프라하 성, 까를교와 어울려서 환상의 절경을 보여준다. 이런 강에서 뭔가를 하나 해봐야겠다 마음먹고 처음에는 크루즈를 타고 즐겨볼까 생각했다. 오후 즈음 블타바 강을 갔더니 한강의 오리배처럼 1인 보트가 물에 동동 떠있었다. 오리배와 차이점이라면 지붕이 없다는 것. 한강이 오리배는 도대체 누가 타나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서울에 놀러 온 관광객이었을 것 같다 (ㅋㅋ) 우리 부부는 크루즈고 뭐고, 이 보트를 한번 타보기로 했다.
일단 이 배는 지붕이 없었고, 그냥 마냥 생각하기에는 왠지 해 질 녘 즈음 멋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들었다. 그리고 오후 땡볕에서 이 보트를 탄다면 정말 뜨거울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저녁 해지기를 기다렸다.
1시간 정도에 15000원 정도 준거 같은데, 딱히 뭐 시간을 적어놓거나 하지 않고 운전자(?) 자율에 맡기는 눈치였다. (우리는 어글리 코리안을 피하기 위해 2분 전에 다시 갖다줌)
영어로 가득한 안내서에 사인을 하고, (꼼꼼하게 읽어보진 않았지만, 안전규정에 관한 내용이었을 듯) 자동차 면허증을 맡기고 (신분증이 있어야 탑승 가능) 배에 오를 수 있었다.
해 질 녘 블타바 강의 뷰는 환상적일 것이다라는 가설이 맞았다.
너무너무 잘 탔다 싶었다.
해 질 녘 즘 되니 강바람이 살랑살랑 너무나 시원했고, 절경이었다. (짠내 투어 유민상 버전)
역광으로 사진이 많이 찍히는데, 정말 멋있었다.
우리는 왜 이런 어트랙션을 여행 마지막 전날 알게 되었는지 한탄하며, 내일 저녁도 시간이 된다면, (아침이라도 탈 기세) 다시 한번 이 보트를 타고 싶다고 했을 정도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블로그는 여행할 때 정보를 찾아보기 위해 꼭 찾아보아야 할 곳이지만, 필터링을 잘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무작정 쓰여있는 데로 가면 정말 그곳이 서울인지, 프라하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한국말이 난무한다. 위의 스타벅스 사례처럼 막상 가보면 별로인 곳도 많이 있다.
여유를 가지고 구석구석 돌아다니다 보면 뭔가 새로운 뷰를 발견하는 기쁨 아닌 기쁨이 있다.
우리 부부는 프라하 특유의 빨간 지붕을 담을 곳을 많이 찾아다녔다.
프라하성을 구경하고 수도원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곳에 의외의 핫스폿들이 많이 있다.
사람도 별로 없고,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그림이 되는 그런 장소들이 참 많이 있다.
프라하성에 있는 가든도 핫스폿들이 많이 있다.
예쁘게 잘 관리된 정원을 구경하다 보면 마음도 상쾌해진다.
여행 후에 tvN 꽃보다 할아버지에서 프라하 편이 방송되었다.
아내와 이 프로그램을 보며 단지 며칠 전 여행의 기억을 아련히 떠올릴 수 있었지만, 이제 프라하에 또 국내 여행객들이 얼마나 몰릴지 생각하니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