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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범한츈 Dec 28. 2018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리더의 배울만한 점들

어쩌다 디자인 프로젝트 리더

2019년 입사한 지 6년 만에 드디어 나를 포함한 총 멤버 3명의 작은 디자인 프로젝트 리더(회사마다 부르는 용어가 다른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 회사는 프로젝트를 리딩 하는 사람으로 통용되며, PL로 쓴다)가 된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포지션에 기대와 기쁨도 잠시, 문득 내 머릿속에서 그동안 겪었던 많은 프로젝트 리더들이 떠올랐다. 내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괜찮았던 프로젝트 리더의 배울만한 점들이 무엇이 있었더라? 기억을 더듬어보자


첫 번째. 디자인 감과 전략이 있었다.

디자이너로서 가장 당연히 가져야 할 항목이다, 프로젝트 리더가 멤버들이 생각의 확장시켜주기 위한 단초 역할을 많이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해 보인다.


그 디자인 감을 바탕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명확한 디자인 전략을 세우고, 멤버들과 필요한 아이디어를 모으며, 또 그것들을 하나로 정리하고, 다음 전략을 제시하여 프로젝트를 끌고 나갔다.   


두 번째, 프로젝트에 대해 공감하게 한다.

아무래도 프로젝트 초반에는 멤버들은 피엘들 보다는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 능력이 떨어진다. 피엘이 제시하는 그림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프로젝트에 얽혀있는 여러 유관부서와의 이해관계 등 눈으로 보기만 하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자칫 이때 흐름을 놓치면 프로젝트가 끝나갈 무렵 나는 그냥 피엘이 시키는 거만 하는 멤버가 되어있고, 급기야 이번 프로젝트는 내 프로젝트라고 생각하지 않게 된다.

 내가 기억하는 피엘은 프로젝트이 대해 공감하게 만드는 방법이 탁월했다. 나의 아이디어에 대해 공감해주고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프로젝트에 적용하려고 해 주었다. 사실 결과적으로 반영이 안 되었어도 상관없었다. 그 노력에 나는 감동하고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에 대해 공감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었다


세 번째, 멤버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주고, 그것에 맞는 명확한 디렉션을 준다.

멤버가 많아도, 각자의 일하면서 잘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해내고, 그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며, 그 일이 잘 풀릴 수 있는 명확한 디렉션을 준다. 결국 그 일은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고, 프로젝트가 제대로 끝났다면, 멤버는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한 단계 더 성장한 느낌을 받게 해 준다,


네 번째,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뒤늦게 알은 것이었지만, 팀 내에 떨어지는 프로젝트는 메인 프로젝트와 그렇지 않은 프로젝트가 있었다. 어떤 프로젝트를 맡던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파악이 매우 빠르고,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얼마나 이 프로젝트에 집중해야 할지를 미리 이야기해주셨다.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그가 이 프로젝트가 중요하건 중요하지 않건,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임이 느껴졌다.


다섯 번째, 시간관리가 철저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개인적으로 처리해야 할 양산 업무를 몇 개씩 끼고, 프로젝트 리더와는 선행 프로젝트를 따로 진행했다. 양산 업무가 많게는 5개 이상인 날도 있을 정도로 매우 바쁜 일정이었음에도, 선행 프로젝트에 지장을 주는 일은 없었다. 프로젝트 리더가 놀라울 정도로 나의 양산 업무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고 있었으며, 필요한 시간에 명확한 디렉션으로 짧은 시간 일에 집중하고 좋은 퀄리티를 뽑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여섯 번째, 성과를 투명하게 관리한다.

회사에 신입으로 들어온 나는 나 때만 해도 면접 때 단골로 나오던 말이 '회사에 뼈를 묻을 각오로 들어왔다'라는 것이었다. 나 또한 그랬다. 그래서 사실 성과 같은 것(내가 뭘 해도 제대로 하는지도 모를 때라,,)에 1도 관심이 없었고, 그냥 윗분들이 주는 데로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냥 피엘 님이 주는 일을 디렉션에 맞게 아웃풋으로 열심히 내고 있었다. 연말 고과 시즌이라는 게 왔고, 10명즘 되는 그래도 좀 중요한 프로젝트였던 것 같은데, PL님과 면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너는 올해 멤버들 중에 앞에서 몇 번째(비밀ㅋ)로 열심히 했고 내년에도 올해처럼만 하면 되겠다, 물론 최종 고과는 내가 주는 게 아니지만, 팀장님 면담할 때 잘 어필할 수 있도록'이라는 코멘트를 받았다. 결과적으로는 피엘 님과 다른 성과가 나왔지만 (PL은 코멘트만 할 뿐, 최종 고과는 팀장 이상에서 결정됨) 어쨌든, 내가 한 해 동안 일한 것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과, 내가 믿고 따를 수 있는 분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마지막 일곱 번째 나의 롤모델이 되었다.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는지, 이 회사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때 즈음 어쩌면 그 사람이 나의 미래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나에게 해주었던 진심 어린 코멘트들은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아 있고, 그때 배운 습관들이 아직도 일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제 후배나 동료들이 나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해줄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때의 기억을 잊지 않고, 나만의 방식을 찾아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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