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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범한츈 Feb 25. 2020

정치권의 컬러 그리고 심볼디자인

국민(의)당의 오렌지컬러, 미래통합당의 심볼 디자인을 보고..

최근 디자인과는 거리가 가장 멀 것 같은 정치권에  눈에 띄는 디자인 이슈들이 나온다. 참 별일이다 싶어서 몇 가지 이슈들과 내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오렌지색은 주황색과 다릅니다?

sbs갈무리


먼저 국민(의) 당이 당의 컬러를 '오렌지'색으로 정한 일인데, 하필이면 선정한 컬러가 기존 민중당의 주황색 컬러와 겹친다. 당연히 민중당에서는 이의를 제기하였고, 국민당은 '오렌지색은 주황색과는 다르다'라는 논리를 펼치고, 자세히 보면(?) 컬러가 미묘하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jtbc뉴스 갈무리

도대체 누가 컬러를 정했는지, 몇 안 되는 국내 당들의 레퍼런스도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을까? (하다못해 팬클럽들도 다른 팬클럽에서 쓰는 컬러를 피하기 위해 이런것들을 잘 체크한다는데)과연 비 디디자 인권(?)의 국민들이 이 컬러를 구분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지 의심스럽다






해피한(?) 핑크의 등장

국민당의 오렌지 컬러 논란을 순식간에 뒤엎은 이슈는 미래 통합당(전 자유 한국당)의 해피 핑크다. 원래 이 글을 써야 되겠다고 마음먹은 때는 '해피 핑크'가 아니라 '밀레니얼 핑크'였다. '헐 밀레니얼 핑크를 알고나 당 컬러로 정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과연 보수를 상징하는 컬러로 핑크 핑크가 과연 합당할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구글링으로 찾아본 ‘밀레니얼 핑크’, 밀레니얼 핑크를 안쓴건 천만다행


자신들도 이 밀레니얼 핑크는 너무 갔다 싶었는지, 급히 '해피 핑크'라는 새로운 개념 정의와 이름으로 파스텔 톤에서 좀 더 진한 핑크로 컬러를 재정의하긴 했지만 어쨌든 남은 '핑크'가 기존 정당의 이미지와 매칭이 안 되는 건 사실이다.


예전에 어머니가 아버지 생신때 선물로 핑크색 셔츠를 사다주셨었는데 억지로 입고 웃던 아빠가 생각났다.


물론 컬러에 특정 개념을 넣어 연상시키는 시대는 지났다. 그러나 기본 색상환을 벗어나는 컬러의 사용은 주의해서 사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골뱅이 같은 심벌의 의미

비단 해피 핑크뿐만 아니라 심벌의 의미도 잘 모르겠다. 당 컬러와 함께 공개된 미래 통합당의 심벌은 정말 꿈보다 해몽이다. 원래 브랜딩이란 것이 사람들의 눈에 익숙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하지만 이것은 도저히 익숙해질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자유 한국당의 기존 횃불 로고가 더 이쁘게 보일 지경이다.


골뱅이를 시각화한 것인지, 위에 동그라미와, 가운데 삐죽하게 솟은 것 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한눈에 알아보기가 힘들다.(촛불은 분명 아닐거고) 나의 이이구 심으로 이 심벌의 제작의도를 잘 설명해주는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나는 좀 더 의구심이 들었다.



이 흐름은 무엇?

프레젠테이션에 의하면 가운데 삐죽하게 솟은 것은 바로 국민들의 땀방울이었다. 의미는 좋다. 기적을 이뤄온 땀방울, 희망을 만드는 땀방울, 자유의 주인인 땀방울, 통합의 땀방울의 상징이다. 그런데 왜 땀방울이 레드 컬러냐고... 땀방울이 핏방울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이해가 되지 않던 순간, 아래 워딩을 보니 잠시 마나 그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출처 : 미래통합당 유튜브 갈무리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흘리는 미래 통합당의 땀방울이 DNA가 된다!"

저 땀방울 모양은 DNA를 상징하는 것인가?


의구심이 들 때 즈음, 프레젠테이션은 붉은색 핏방울 아니 땀방울이 퍼져나가며 한 방울 한 방울 모이면서, 갑자기 해피 핑크로 연결된다. ( 땀방울이 핏방울 같은 DNA가 갑자기 해피 핑크가 됨 이 흐름은 무엇?)

출처 : 미래통합당 유튜브 갈무리

그리고, 이  땀방울을 쥐고 있는 사람 형상이 나온다.


출처 : 미래통합당 유튜브 갈무리

아, 이 심벌은 사람을 형상화하는 거였구나! 이제야 그렇게 보이긴 한다. 그런데 도대체 심벌과 당명과의 연관성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이 스토리를 아우르는 해피 핑크는 너무 안 어울린다. 차라리 그냥 빨간색을 썼으면 어땟을까?  이 심벌을 어떻게 브랜딩 요소로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출처 : 미래통합당 유튜브 갈무리



현재 이 사람 심벌을 활용하여 패턴처럼 쓰고 있는데 이 심벌은 아무리 잘 활용을 한다고 한들 저 정신없는 패턴만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많아 심벌에 대한 디자인적 확장성이 전혀 고려되지 못해 보인다.



이 광고가 자꾸 떠오른다...




합리적 의심으로 마무리

정치권의 흐름상(?) 시간이 없어서 대충 만들어버린 심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한편으로는 나도 현업의 디자이너로써 이런 아웃풋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어차피 별로 쓰지도 않고 다시 버려질 디자인이라 그렇게 한 것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며,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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