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사지 말고, 매주 복권을 사볼까?
내 나이 서른 중반, 그런데 나는 내 인생에서 단 한 번도 로또를 사본적이 없었다.
작년 중순 즈음 꿈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나왔다. 서울 우리 집에 찾아온 문 대통령님은 내 칭찬을 어찌나 하던지, 꿈속에서도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입이 닳도록 나를 칭찬했다.
칭찬을 하던 문대통령은 갑자기 청와대에서 키우는 개를 소개해주겠다 했다. 칭찬에 기뻤던 나는 그 개를 얼싸안고 이쁘다 이쁘다 해주며 잠에서 깼다.
‘뭐지 개꿈인가’
예전에 티브이에서 개그맨 신동엽이 이야기했던 꿈 이야기가 생각났다. 꿈에서 돼지들이 모여 야구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틀림없이 돼지꿈이다라고 생각할 때 즈음 관중들의 함성이 너무 커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관중들이 모두 개였다고...
‘나도 개꿈일 거야...’
대수롭지 않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는 그냥 하루를 넘겼다. 다음날 이 엄청난(?) 꿈을 회사 동료들에게 말했더니 왜 그렇게 무심하게 복권도 안사고 그 좋은 꿈을 그렇게 보냈냐고 한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지난 주말 밤
꿈에 무려 트럼프 대통령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쉬운 영어로 또 내 칭찬을 엄청 해댔다. 나는 꿈속이었지만 참 영광스럽다는 느낌에 꿈에서 깨었다. 와이프에게 비밀로 한채,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않는데, 굳이 마스크를 걸쳐 쓰고 복권을 사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처음 사보는 복권에 얼떨떨하여 주변을 두리번 대었다. 다들 이 코로나 사태에도 준비된 테이블에 앉아 소원을 비는 듯 신중하게 마킹을 하고 있었다. (짧은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수능시험장 보다 더욱 엄숙한 느낌이었다)
나는 한 번도 로또를 사보진 않았지만, 자동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저씨한테 자동으로 번호를 달라고 했다. 뭔가 아저씨가 바로 번호가 인쇄된 영수증 같은걸 주었다. 그리고 추첨시간을 보니 오늘 두 시간 뒤즘 뒤였다! 뭔가 착착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뭐 하나 추첨될 것 같은 희망이 보였다.
당첨되면 뭘 해야 할까?
우선 우리 집보다 넓은 옆 동으로 이사를 가야겠다.
태슬 라차가 좋다던데 테슬라를 사야겠다.
이런 게 행복 회로인가 보다
그리고 2시간 뒤(시간이 엄청 빨리 갔다),
엠비시에서 로또 방송을 생방송으로 해주었다. 내가 이 방송을 보게 될 줄이야..
애타는 시청자의 마음을 잘 아는지 진행이 정말 빨랐다.
그리고 이내 바로 광탈 (ㅋㅋㅋㅋ)
'사람들은 이런 행복 회로를 위해서 복권을 사는구나... '
잠시나마 행복했던 순간을 생각하니, 광탈이 그리 아쉽지만은 않았다.
주식을 사지 말고, 매주 복권을 사볼까?
역시 처음이 어렵지, 다음은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