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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범한츈 May 18. 2020

애플 키노트, 헤어 나올 수 없는 애니메이션의 매력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는 따라 할 수 없는 애플 키노트의 독보적 기능


열에 아홉은 애플 키노트의

화려한 애니메이션 때문에 키노트에 입문한다.


이런 기본 효과를 보고 애플 키노트에 빠지지 않을 자 몇 없다.


 애플 키노트를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애플의 화려한 애니메이션 이펙트에 감동받았을 가능성이 많다. 무언가의 홀린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고, 키노트 제작자로부터 '아 이건(키노트 애니메이션)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 단 애플 맥킨토시가 있어야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오직 애플 키노트에서 애니메이션을 넣기 위해 맥킨토시를 구매하기도 한다. 몇백만 원이 훌쩍 넘는 맥킨토시를 키노트 때문에 살 사람이 있겠냐 싶지만, 실제로 내가 판 맥킨토시만 해도 족히 열대는 넘는다.



이처럼, 애플 키노트의 매력은 누구나, 애플 키노트라는 앱만 있으면 애플 프레젠테이션에서 나오는 화려한 애니메이션을 쉽게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애플 제품 (맥킨토시, 키노트)는 무조건 어렵다'라는 인식은 애플 제품을 진정으로 사용해보지 않은 유저들이 하는 말이다. 실제로 애플 키노트는 파워포인트를 할 줄 아는 자는  5분만 배우면 사용할 수 있다.





애플 키노트가 디즈니 애니메이션(게다가 무료 애니메이션)이라면,

파워포인트는 만화영화다



애플 키노트 애니메이션이 자연스러운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프레임의 차이다. 애플 키노트의 애니메이션은 정말 정교하다. 대놓고 초당 몇 프레임인지 셀 수는 없지만, 파워포인트보다 더 세밀한 프레임을 가진 게 분명하다. 프레임의 디테일은 마치 우리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볼 때 더욱 몰입감을 주고,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또한, 기본 애니메이션에 텐션 감이 있다.


그냥 파워포인트처럼 오브젝트에 애니메이션을 걸었을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브젝트를 옮겨놓고 끝내는 게 아니라, 일종의 스무스한 효과를 추가시켜준다. '안으로 천천히' '밖으로 천천히' '한번 튕기기' 등이 그것인데, 마치 이 효과는 애프터 이펙트의 효과에서 포지션 값을 이동한 후, 움직임을 좀 더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그래프를 활용하여 가속 효과를 넣는 것과 같다. 이 효과 역시 완전 고급 기능인데, 애플 키노트에서는 이것을 그냥 옵션 하나로 지원한다.





애플 키노트, 프레젠테이션 툴인가, 그래픽 툴인가.


이처럼 애플 키노트는 프레젠테이션 툴이지만, 프레젠테이션 툴 이상의 포퍼먼스를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를 이용하여 별의별 문서 + 각종 디자인 서식을 다 만들어내는데, 그런 사람들이 이 애플 키노트를 쓴다면 기절초풍할지도 모르겠다.


애플 키노트의 세밀한 자간 조정기능 단축키는 option + command + [ or ]


특히 애플 키노트는 자간 설정이 매우 자유롭다. 파워포인트의 3단계에서 그치지 않고, 세밀한 자간 조정을 할 수 있다. 자간이란 것은 글자와 글자 사이의 간격을 말하는데 이 미세한 차이로 가독성을 높일 수 있다.



왼쪽 일러스트에서 오브젝트를 복사 후, 키노트에 붙여넣기 하면 벡터파일이 그대로 붙고, 심지어 확대해도 깨지지가 않는다.


또한 애플 키노트는 벡터 파일을 완벽히 지원한다.

일러스트레이터에서 복사 후 붙여 넣기를 하면, 그대로 벡터 파일로 붙는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키노트에 붙여 넣은 벡터 파일을 확대해도 깨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파워포인트에서는 일러스트에서 복사한 이미지가 붙기는 하지만 확대하면 비트맵 상태가 되어 깨진다)


이 기능은, 디자이너들이 매우 좋아하는 기능인데, 자신의 디자인에 대한 결과물을 프레젠테이션 해야 할 때, 클라이언트나 상사에서 보여주는 방식을 고도화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애플 키노트 이것은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툴인가,

그래픽을 위한 툴인가.




애플 키노트 애니메이션의 꽃, 화면 전환 '이동 마법사'



애플 키노트의 화룡점정은 단연 이동 마법사다.

장면 전환 메뉴에 있어서, 장면만 전환해줄 것 같지만, 앞 뒤 슬라이드 속 오브젝트들을 정확히 인식하여 무빙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해준다.


이런 애니메이션이 뭐가 좋냐 하겠지만, 이동 마법사를 잘 이용하면, 마치 화면이 가로로 길쭉하게 혹은 넓은 화면에서 좁은 화면에서 이동하는 듯한 확장된 느낌을 준다.


또한, 연속성의 유지인데, 슬라이드와 슬라이드 사이를 아주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다. 이런 자연스러움의 대표주자는 단연 "디졸브" 효과겠지만, 디졸브 효과보다도 더 자연스럽게 장과 장 사이를 연결해준다.


이 이동 마법사는 기본 원리만 이해하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서 나는 매우 유용하게 쓰는 기능이다.

역시 이 이동 마법사의 애니메이션에는 자동으로 모션을 잡아주는 기능이 있어 말 그대로 드라마틱한 애니메이션 장면 전환 연출이 가능하다.


한 가지 팁으로, 이동 마법사는 같은 오브젝트라 할지라도 그룹 된 상태, 그룹 되지 않은 상태를 다 구분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겹치는 오브젝트들은 앞뒤 슬라이드에 같은 환경(그룹은 그룹, 그룹 해제는 그룹 해제)을 만들어줘야 적용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과도한 애니메이션은 매력을 독으로 만든다.


이렇게 키노트의 애니메이션의 화려함을 강조하였더니, 그렇다면 키노트로 모션 그래픽을 하느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키노트의 애니메이션은 많이 쓰면 특히 독이 된다. 그리고 특히 프레젠테이션의 맥락 없이 마구 들이붓는 애니메이션은 최악의 키노트가 되고 만다.


애플 키노트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지만, 애니메이션을 쓰는 장면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애플 키노트는 애플이 6월 wwdc나 9월 신제품 발표할 때도 어김없이 쓰는데, 자세히 보면 애니메이션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이 등장하는 구간은 정말 정말 정말 중요한 키워드에서 등장한다.


이것이 바로 키포인트다.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청중들의 눈을 불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휘황찬란한 애니메이션은 제작자의 뿌듯함을 나타낼지언정, 청중들의 이해로 이어지지 못한다.



키노트로 프레젠테이션을 완벽하게 마쳤다고 가정하자.

그러고 청중의 반응이


"와, 이거 뭘로 만든 건가요?, 효과가 정말 멋지네요!"

가 프레젠테이션의 전체 내용이 좋았다는 반응보다 먼저 나온다면, 내가 이번 키노트 디자인에서 과도한 애니메이션을 사용하지 않았나 반성해봐야 한다.



기억하자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에서의 본질은 "내용 전달"이다.

애니메이션은 "필요하다면" "맥락"에 맞춰, 넣자. 제발





2003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 키노트를 직접 만들다.


마지막으로 애플 키노트 애플리케이션은 2003년 고 스티브 잡스에 의해 만들었다. 추측이 아니라, 스티브 잡스가 애플 키노트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2003년 맥월드 스티브 잡스 "키노트" 애플리케이션 키노트 장면
"이 애플 키노트는 나를 위해 만들었습니다!"


잡스는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를 최악의 툴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미 세상에 없는 스티브 잡스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순 없지만, 당시 스티브 잡스가 본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를 본 상황에 빙의해보면, 정말 복잡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반면에 애플의 키노트는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철학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사용성이 매우 심플하고, 누구나 쉽게 프레젠테이션을 쉽게, 그리고 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애플 키노트 작업표시줄 - 이게 전부다


우리는 잡스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쉽게 우리 머릿속의 상상을 현실로 표현해낼 수 있다.

잡스가 좀 더 살아있었다면, 이 앱은 또 어떻게 더 멋지게 진화했을까?



그 많던 키노트 유저들은 다 어디 갔는지 속상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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