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읽었던 책 안에서 등장인물이 인상깊어 며칠동안 생각에 잠겼다.
디인(등장인물/가명)은 조선시대 연산군이 생각나는 가정사를 가지고 있었고 10대초반때부터 그를 낳아준 생모가 부당한 죽음을 겪었다고 믿었다. 디인의 생모는 그 등장인물이 매우 어린나이에 죽었으며 그의 아버지는 다른 여성과 바로 결혼하여 그에게는 이복동생들도 태어났다. 계모는 디인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도록 노력했으며 친부와 계모 사이에서 태어난 이복동생들은 디인이 어릴때까진 나름대로 우애가 좋았다.
하지만, 디인은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어도 마음속으로는 계모를 미워했으며 이복동생이 결국엔 나(디인)보다 우위에 서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뺏을거라고 믿었다. 왜냐하면 '나(디인)를 낳아주신 어머니도 억울하게 죽었는데 결국 나(디인)도 버려지는거 아닌가? 내 자리는 내가 지켜야해.' 라는 강박이 스스로를 옥죄게 만들었다. 디인은 성장할수록 그 생각은 점점 확장되고 깊어져만 갔다.
그러나 디인이 생각했던 것들과 다르게 계모와 이복동생들은 여전히 그와 감정적인 충돌을 전혀 일으키지 않도록 노력했으며 언제나 따스하게 디인을 대하도록 최선을 다했다. 디인은 결국엔 실재하지 않는 상상력으로만 세상에 대한 너무나도 높은 불신이 최고조에 이를 즈음에, 최종적으로는 돌이킬 수 없는 범죄까지 저지르게 되었다. 나중에서는 디인을 생각해준 가족들도 등을 돌렸으니 그때서야 디인은 본인이 잘못된 생각으로 매우 먼 길을 걷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가족들은 아무도 디인에게 뭐라고 하지도 않았고 그가 가진 것들을 뻇을 생각도 없었다. 오히려 사랑과 신뢰를 주었을 뿐인데 왜 디인은 가족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까? 왜 가상인물을 만들어 증오와 편견을 가지게 되었을까?
아마 디인도 결국엔 사람이라 상처받지 않기 위해 그런게 아닐까 싶다.
생명체로 태어난 이상 상처받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게 식물이든 동물이든 간에. 다만, 사람과 사람은 의사소통이 되니까 내가 상처를 받았고 내 상태가 어떤지 인식이 가능할 뿐이다. 그래서 디인도 내가 상처를 안받으려면 먼저 공격하면 되니까. 이런 생각이 무의식적인 방어기질로 되어 세상에 대한 미움으로 번진게 아닐까? 어쩌면 그 디인은 세상을 향해 포효한걸 수도 있다. 본인을 알아봐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