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는 마흔이 된다.
내게는 오지 않을 것 같은 나이였는데 이제 몇 달 후면 나도 마흔이 된다.
내가 여든에 죽는다고 가정하면 나는 이제 반을 산 것이다. 살면서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꽤나 있었는데 죽지 않고 여기까지 살아온 것에 대해 나름의 자긍심을 느낀다. 죽지 않고 살아서 평생을 함께 할 존재들이 생기고 그들과 함께 삶을 꾸려나갈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모호하고 막막한 삶을 40년이나 살아낸 나에게 그동안 고생했다고 위로를 건네는 선물을 주고 싶다. 그게 무엇일까?
나는 내게 은퇴를 선물로 주고 싶다.
이제 돈을 위해서 시간을 저당 잡혀 사는 일은 그만하고 싶다.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인간답게 살고 싶어 돈 버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10대 때는 좋은 대학에 가려고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생각해 보면 좋은 대학에 가려던 이유는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었다. 20대 때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취직을 해서 일을 했고 30대 때도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취직해서 일을 했다.
그 안에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을 시도해 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앞으로의 40년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내가 원하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며, 남편과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