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어느덧 서른여덟이 되었어
어떻게 이리도 나이를 많이 먹은 거니
이제야 뭐하고 먹고살고 싶은지 알게 되었는데
이제는 아가도 있고 대출도 있어서 회사를 그만둘 수
가 없네
월요일 아침 출근길
마음이 복잡해
그만둘까 말까
육아휴직할까 말까
괜히 그만뒀다가 나락으로 갈까 두려워
짜증 나고 성질나고 내 영혼이 죽은듯해도
꾸역꾸역 다니는 게 안정적
한국을 떠나면 자유롭게 살 수 있을까
더 힘들게 살까
한국에서는 정해진 길이 있잖아
대학 가고 취업하고 결혼하고 애 낳고
아파트 한 채 사서 빚 갚고 살다 보면 은퇴
그러면 내 아이도 그 삶을 반복하겠지
한국인은
삶의 아름다움이 뭔지 잘 알기도 어려운 채로
멈추면 채찍 맞는 말이 되어 정신없이 달려
나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은
다른 나라를 가도 마찬가지일까
그곳에 사는 한국인들과 커뮤니티가 생겨서
거기서도 말처럼 달리려나
한국에서 사는 것은 희망이 없어
나로 살 수가 없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막막한 아침 출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