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 시간 - 두 번째. 옷 정리

by 차의 시간

토요일인 오늘은 옷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기본적인 원칙은 지난 일 년간 입지 않은 옷은 보내주자였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면 곤도 마리에의 말처럼 설렘을 주지 않는 옷은 보내주기로 하였다.


두 시간 남짓 정리를 하다 보니 어느덧 보내줄 옷들이 정리가 되었다. 한 때는 신나게 들고 다녔지만 최근 몇 년간 들지 않았던 에코백도 보내주었고, 임신했을 때 입었던 원피스들도 보내주었고, 보푸라기가 조금 난 블라우스도 보내주었다. 색이 예뻐서 들고 있었지만 체질이 바뀌면서 최근 2년간 못 입었던 니트들도 보내주었다. 어느덧 스무 개 남짓한 옷들과 다섯 개의 가방을 보내주기로 하였다. 잘 가, 그동안 나와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 이렇게 나는 옷들과 이별하였다. 옷들을 정리하면서 현재 나에게 필요하지 않는데 이렇게 많은 짐을 갖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옷들을 정리하고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었다. 마침 내일 결혼식이 있어 어느 옷을 입을지 보다가 결혼식에 입고 갈 만한 옷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결국 (살이 쪄서) 착용감은 꽤나 불편하지만 단정해 보이는 원피스를 골랐고 몇 년째 입어온 트렌치코트를 입기로 했다. 가방도 몇 년간 멘 낡은 가방을 착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연결고리 부분이 약간 변색된 6만 원짜리 진주 목걸이를 하고 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런 내 모습을 보니 조금은 슬펐다. 나는 돈은 악착같이 벌면서 나한테 별로 돈을 쓰지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회사 동료가 자기 자신에게 선물했다며 몇백만 원짜리 액세서리를 내게 자랑했는데 그 장면과 나의 변색된 6만 원짜리 목걸이가 겹쳤다. 이렇게 옷을 비워보니 정작 내게 필요한 것들을 내가 내게 사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내 자신에게 미안했다.


내일은 책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곤도 마리에는 책을 정리할 때는 나의 앞으로의 생활에 영향을 줄 것 같은 책들을 남겨두라고 조언했다. 그 조언을 바탕으로 정리해보겠다. 어떤 책들이 나를 떠나고 어떤 책들이 나와 함께 마무르게 될까... 머무르는 책들을 모아 보면 왠지 내 앞으로가 보일 것 같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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