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테기에 진한 두 줄을 확인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연휴도 끝났으니 남편은 다시 출근을 하고
나도 다시 수업을 시작했다.
혼자 밥 차려먹고, 집 치우고, 공부하는
일상의 루틴을 다시 찾아 돌아왔다.
임신이라는 이벤트가 있더라도
내 루틴이 있으니 나를 너무 흥분하지도
너무 불안하지도 않게 중심을 지켜주는 느낌이다.
그러니 차분한 마음으로 내 할 일을 했다.
임신 확인만 세 번째 되니
앞으로 한 달간은 무얼 해야 하는지
뻔히 머릿속에 그려진다.
산부인과에 일찍 가면
초음파상으로 아무것도 안보일 테고,
피검사로 임신 확인을 하고 돌아오겠지.
2주쯤 지나서 방문하면 아기집을 확인하고,
운 좋으면 심장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거야.
임신이라는 게 확인된다면 확인서를 받아서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 및 배지와 선물을 받을 거고,
임산부 검사도 해야 하니 어느 날은 아침부터
보건소에 다녀와야 하겠지.
그래서 말인데... 모든 걸 천천히 하기로 했다.
두 번의 계류유산을 겪었으니
초기부터 병원에 가는 게 무섭기도 하고,
건강한 아기라는 걸 처음부터 확정받고도 싶어서.
때를 좀 기다리고
그동안은 내 몸을 잘 쉬게 하고,
엽산과 비타민D를 잊지 않고 챙겨 먹고,
음식도 골고루 먹는 것 정도만 신경 쓰는 것으로.
지금 나는,
- 자주 졸리고, 배고프고, 목마르다.
- 새벽에 무서운 꿈을 꿔서 잘 깬다.
- 어제는 허리가 아팠다.
이제 영영 임신이 안되려나 했는데,
불임이 아니란 걸 확인해서 마음이 놓인다.
만약 혹시라도 이번에 또다시 유산을 한다면
정말 마음이 아플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엔 괜찮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편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