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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st Writer Aug 09. 2022

주식시장은 도박장이 아닙니다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


여느 날처럼 아침에 일어나 뉴스를 보는데, 그중에서 강렬한 제목을 가진 한 경제 기사에 눈길이 꽂혔다. 내용은 서학개미의 눈물, 3000억을 베팅했지만 300억을 잃었다는 이야기. 주인공은 바로 '레버리지 ETF' 다.


주식 파생상품이지만 마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ETF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보통은 특정 산업 분류로 모아서 구성을 많이 하며 (예를 들어, 반도체 ETF, 부동산 ETF, 친환경 ETF... 등등), 전체 주식시장의 대표지수를 (예를 들면, 코스피 200개 기업) 추종하기도 한다. 우량 기업을 많이 모아서 구성한 이러한 ETF는 '장기적으로' 우상향을 따르기 때문에, 연금 저축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상품 중에 하나이다.


문제의 '레버리지 ETF'는 다소 특이한 파생상품인데, 지렛대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시장의 변화를 확대하여 반영한다. 예를 들어 2배 ETF는 대상 지수가 1% 오를 때 2% 상승하며, 1% 내릴 때 2% 하락한다. 더 특이한 상품도 있다. 인버스 레버리지 (곱버스) ETF인데, 대상 지수와 반대 방향으로 지수가 변하며, 2배 곱버스는 대상 지수가 1% 오를 때 2% 내리며, 1% 내릴 때 2% 오른다.


하지만 주식투자를 할 때 이런 레버리지 ETF는 절대로 손대면 안 되는 상품이다. 쳐다도 보면 안 된다. 이유는 초등학생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정말 간단하다.




주식시장은 하루에도 몇천, 몇만 건의 거래가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공간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올랐다가 내렸다가를 반복하는 곳이다. 경기가 좋다고 계속해서 오르거나, 경기가 나쁘다고 계속해서 내리지는 않는다. 세계 멸망이 오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없다. 


즉, 주가는 끊임없이 갈지 자로 '횡보' 한다. (당장 주식시장에 있는 종목 중에 아무거나 골라서 차트 클릭해 보자) 어제 올랐다가, 내일 내리고, 그다음 날 어떻게 될지 모르고...


최근 반년 간 코스피 지수 추이 (다음 금융)



어떤 100원짜리 주식이 10% 올랐다가 10% 내렸다고 (또는 10% 내렸다가 10% 올랐다고) 해보자.


100원   ->   110원   ->   99원   (또는, 100원   ->   90원   ->   99원)


이런 '일상적인' 횡보장에선 100원이 99원이 되었다. 어? 같은 비율로 올랐다가 떨어졌는데 왜 본전이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주식시장이란 게 원래 그렇다. 발전이 없고, 제자리걸음인 기업에 투자를 한다면 필연적으로 손해다. 운용수수료도 계속 나간다. 그래서 '우량'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이번엔 2배 레버리지 ETF 주식에 대해 10% 올랐다가 10% 내렸다고 (또는 10% 내렸다가 10% 올랐다고) 해보자. 시장 변화에 2배로 반응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20% 올랐다가 20% 내리게 (또는 반대로) 된다.


100원   ->   120원   ->   96원   (또는, 100원   ->   80원   ->   96원)


아까보다 손실이 4배가 되었다.



더 나아가서 3배 레버리지 ETF 주식에 대해 10% 올랐다가 10% 내렸다고 (또는 10% 내렸다가 10% 올랐다고) 해보자. 시장 변화의 3배 반응으로, 실제로는 30% 올랐다가 30% 내리게 (또는 반대로) 된다.


100원   ->   130원   ->   91원   (또는, 100원   ->   70원   ->   91원)


아까보다 손실이 9배가 되었다. 



다들 이쯤 되면 눈치를 챘겠지만, 레버리지 비율이 늘어날수록 일상적 손해는 제곱으로 증가한다.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횡보 성향이 더욱 커지며, 레버리지 + 횡보 = 지옥 공식이 성립한다. 그래서 레버리지 ETF는 필연적으로 돈을 잃는 상품이다. 사실상 도박이나 다름이 없다.


그렇게 그것을 판매하고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은 엄청난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다시 그러한 운용사들에 투자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보면 코미디가 따로 없을 것이다.




아니, 내일 무조건 오르면 레버리지 ETF 사는 게 낫지 않나요? 내일 무조건 내리면 곱버스 가야죠?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맞다. 미래를 미리 알고 있다면 무조건 돈을 벌 수도 있겠지. 하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신이든 점쟁이든, 대통령 할아버지든 그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게 세상 일이다. 당장 2022년에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누가 예측한 사람이 있었을까?


경제 전망은 시간 낭비다. 시장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피터 린치


로또는 수학 못하는 사람에게서 걷는 세금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레버리지 ETF는 수학 못하는 사람에게서 걷는 벌금이다. 


증권사들은 달콤한 유혹과 일확천금의 망상에 빠진 불나방들을 모으려고, 온갖 파생상품을 개발한다. 이렇게 기관은 벌고 개미들은 잃는 전통이 '지속적으로' 가능한 이유가, 바로 이런 간단한 수학 원리와 심리에 있다.  



주식시장은 원래 도박장이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이 도박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곳은 도박장으로 변합니다.




-사진 출처: 다음 영화 타짜 (8,4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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