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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st Writer Nov 16. 2022

주식투자로 돈 벌 생각하지 마세요


카지노 용어 중에서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게 있다. 도박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는 초보자가 첫판에 우연히 돈을 따게 된다는 건데, 이 경우 십중팔구 초심자는 벌었던 돈을 얼마 지나지 않아 다 잃게 된다. 앞으로도 행운이 계속 가득할 거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에서 돈을 가장 많이 잃는 사람은 당연하게도 '처음'에 많이 따 봤던 사람이다. 특히나 레버리지, 선물, 인버스 이런 거에 투자해서 원금의 +30%, +50%, 심지어 +100% '맛'을 본 사람은 그 맛을 절대로 다시 못 잊는다. 벌었던 돈을 다시 들이부어서... 그대로 망한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 식으로 이길 수 있을 거라 착각하기 때문이다. (어? 예전엔 됐는데 왜 지금은 안되지?)


처음부터 돈을 따 봤기 때문에 분산투자 따윈 개나 줘버리고, 시드는 몰빵이 답이라는, 답 없는 사람들의 특징은 인터넷에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1. 한 번에 몰빵 했다가 잠깐 기다려보고 오를 기미가 안 보이면 손절한다.

2. 내가 팔고 나면 오른다. (하아, 조금만 더 기다려볼걸)

3. 다시 사면 떨어진다. (뭐야, 장난하나)

4. 에이씨, 다시 손절하고 나면 또 오른다. (뭐지? 누가 cctv로 보고 있나?)



1번부터 4번까지 몇 번만 반복하다 보면 평가 손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계좌 녹아내리는 건 순식간이다.


여기서, 평가손실에 비해 가려져 있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수수료다. 이런 식의 몰빵투자는 한 번에 많은 금액을 움직이기 때문에 수수료 손해도 엄청나다. 그리고 그것은 고스란히 증권사를 배 불려주게 된다. (원래 도박에서 가장 돈 잘 버는 사람은 도박장 주인이다)


주식투자에 실패하는 사람들의 메커니즘은 이렇듯 널리 알려져 있고, 심지어 그들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런 손해를 반복하는가?


그들은 결국 주식투자로 돈을 벌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기간의 성과에 조급하다.






우리나라에서 주식으로 돈을 가장 많이 번 유명인은 누굴까 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방송인 전원주다. 그분이 하는 매우 중요한 말씀이 있다.


"주식시장은 월급(자산)을 저장해두는 곳이다. 그러니깐 은행과 같은 곳이다. 돈을 맡길 때만 가지, 절대로 찾으러 가지 않는다." 


물론 이렇게 말하고도 한 푼도 찾지 않은 건 아닐 것이다. 집을 사거나, 목돈이 필요하다거나 할 때는 조금 찾았겠지. 하지만 중요한 건 평상시에는 매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떨어지면 떨어진 대로 내버려 둔다. 어차피 다음 달에 또 살 건데, 이번 달에 팔아봐야 의미도 없다. (가격 떨어졌네? 평단가 낮출 기회구만)



평범한 사람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월급을 받는다. 그리고 그것을 은행에 넣어둔다. 전원주 투자법의 핵심은, 이런 은행의 '개수'를 늘리는 것이다. 말 그대로, 월급을 '분산' 저장한다. 저장하는 장소는 당연히, 우량주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방식은 결코 주식으로 돈 벌고 싶은 의지의 행동이라 볼 수 없다. 하지만 이 방법은 (운 좋은 몇 명을 제외한) 세상 그 누구보다 주식으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은행 이자보다 훨씬 더 가파른 복리와, 배당금의 마법이다. 잦은 매매를 하지 않으니 수수료도 거의 내지 않는다. 돈을 벌고 싶다는 욕망을 버리면, 돈을 벌 수 있다.



노동 임금을 꾸준히 S&P500 인덱스 펀드에 묻어두고 (분할매수), 다시 일터로 돌아가 자기 일을 열심히 하라. 그러면 어렵지 않게 부자가 될 수 있다.

-워렌 버핏



필자는 전원주 투자법이 주식시장에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개별 주식은 거의 사지 않는다.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펀드와 ETF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엔 수익률이 -20% 부터 +25% 까지 꽤나 다양하게 분포되어있다. 많이 떨어진 종목은 매달 한 번씩 사고, 많이 오른 종목은 그냥 두거나 일부 환매해서 떨어진 걸 산다. 정말 재미없는, 가치주 정석투자 그 자체다.


여러 종목에 분산 저장을 했기 때문에 많이 떨어진 상품이 있어도 전체 손해는 크지 않다. 그래서 '존버'가 가능하다. 많이 떨어진 건 다시 오를 때까지 잊어버릴 수 있다. 몰빵을 했으면 절대로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결국 사람인지라, +25% 를 찍은 종목을 보면 가끔은 "와, 여기 몰빵 했으면 수익이 대체 얼마야?"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물론 그 생각은 다음의 한 문장으로 완벽히 제압된다.


"+25% 를 찍을 수 있다는 건, -25% 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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