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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st Writer Feb 02. 2023

여자의 결혼은 왜 더 불행할까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면 평일에도 동네에서 점심을 먹을 때가 많다. 대부분 직장인들이 빠져나간 아파트 상가에 식당에 앉아서 혼자서 점심을 먹으면 동네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점심을 먹는 소리가 들려올 때가 있다. 매우 자주, 그들은 남편 흉을 본다. 이런저런 비밀스러운 스스럼없는 얘기들이 오고 간다.


어릴 때 설날이나 추석에 친척집을 방문하게 되면 어른들의 술자리를 옆에서 볼 때가 많았다. 아직도 기억에 크게 남는 건, 숙모나 고모, 이모들이 술을 마시다가 우시는 경우도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바깥양반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너무 속상하게 한다고. 그러면 남편인 어르신들이 머쓱해하며 달래서 겨우 잠을 청하러 들어가곤 하셨다. 레퍼토리는 몇십 년째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뉴스에 나오는 통계를 보면 결혼 생활의 만족도는 전 세대를 불문하고 남자가 여자보다 높다. 즉, 남편들은 대부분 결혼생활에 만족하고, 부인들은 대부분 결혼생활에 불만이 많다. 남편들이 속을 상하게 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별거 아닌 일에 서운해하는 건지는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세세하게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남자에 비해, 여자의 결혼은 더 불행하다는 사실이다. 그건 숫자로, 통계에 나오니 부정할 수 없다. 


대학교 선후배들이 있는 단톡방에서 주기적으로 남편 때문에 힘들다고 털어놓는 어떤 누나가 생각이 난다. 남편이 집에 일찍 들어오면 화가 나고, 집에 들어오지 않아도 화가 난다고. (??) 그뿐만이 아니다. 인터넷 블로그나 여러 게시판에 봐도 남편이 별 문제가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왠지 모르게 짐스럽다는 문장을 많이 접하게 된다. 필요할 때 없으면 짜증 나고, 평소에 있으면 성가시고.






왜 여자의 결혼은 더 불행할까, 질문에 대한 고찰은 굉장히 중요하다. 결혼은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귀중한 선행 학습이 될 수 있고, 이미 결혼한 사람들에겐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물론 정확한 이유를 알아내기엔 어렵고 힘들겠지만.



1. 남편이 변했다.

우스갯소리로 남자의 이상형은 처음 보는 여자라는 말이 있다. 수컷의 씨앗 뿌리기(?) 본능은 신이 설계한 수컷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며,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라간 남자라 해도 여자관계, 유혹, 본능의 이끌림에 인한 실수로 한순간에 나락을(?) 간 사람들이 수두룩 하다. 우리나라건 외국이건 똑같다. (영화에서 여성 스파이는 집요하게 그 점을 노린다) 아예 성욕을 억제하기 위해 의학적 힘을 빌리거나, 아내 이외엔 다른 여성과 저녁식사를 하지 않겠다는 남자들도 있다.


(유튜브나 비공식적인 채널에서) 결혼 후 외도를 하는 경향을 보면, 여자는 지속적인 외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니깐, 바람피우는 여자 자체는 소수지만 그들은 한 번에 여러 명과 많이 핀다. 하지만 남자의 경우엔 지속적이라기보다는 충동적으로 단발성으로 외도를 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한다. 즉, 남자는 순간적인 욕구와 충동을 참기 어렵게 설계가 되어있다. (물론 그렇다고 결코 그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남자들은 다수가 바람을 피우며, 한 사람당 횟수는 크지 않다.


여자 입장에서 자신의 촉(?)으로 남편이 바람을 피운 걸 알게 되었을 때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면 대부분의 여자는 바람을 피우지 않으니깐.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여자는 소수이며, 그 일부 여자들의 바람 횟수만 많을 뿐이다.


거기에 대고,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라는 말을 들으면 속이 안 상할 수가 없다.


꼭 외도가 아니더라도 여자를 실망하게 하는 일은 많다. 위생관념이 엉망이라 집을 자주 더럽힌다거나, 주식이나 코인으로 월급을 탕진하거나,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 준다더니 막상 결혼하고 나서 돌변해서 집안일을 독박으로 시키는 경우 (내가 가정부냐?), 결혼 후에 갑자기 효자가 되어서 시부모님께 과도한 효심을 강요하는 경우도 포함이다.



2. 더 나은 남자를 만날 수도 있었는데, 남편 때문에 기회가 날아갔다.

신이 설계한 남자와 여자의 가장 큰 생물학적 차이는 남자는 가임기가 없다는 것이다. 평생 가능하며 심지어 죽은 후에도(?) 가능하다. 남자의 정자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라 끊임없이 생산되며, 나이에 따른 성적 매력(가치)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 남자에겐 그보다 더 중요한 (여자들이 중시하는) 경제력, 부양능력, 사회적 입지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성적 가치 하락은 매우 미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여자관계가 많아도 성적 가치 하락은 크지 않고, 오히려 테크닉(?)이 늘었다고 좋아하는 여자들도 있다.


반대로 여자는 가임기가 정해져 있다. 태어날 때부터 평생 생산되는 난자의 양이 정해져 있고, 학교와 취업 등등을 감안하면 여자의 실질적인 가임기는 길어야 10~15년에 불과하다. 성적 관계가 많아질수록 성적 능력은 감소하고, 그것이 없더라도 시간에 따라 성적 매력도는 서서히 하락한다. 이렇듯 여자의 성적 매력은 끝이 정해져 있는 자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의 성적 매력을 중시한다. (여자의 재산에 관심이 없다)


그 말이 의미하는 바는, 여자는 한번 남자를 골라서 결혼을 하면, 다시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가 된다. 쓸 수 있는 카드가 한 장, 많아야 2~3장에 불과하다. 그래서 남자를 만나는데 신중하다. 착하고 잘생긴 건 만으론 택도 없다. 경제력도 좋아야 하고, 센스도 있어야 하고, 매너, 키, 목소리, 몸매, 사회적 입지, 집안, 직업, 형제관계, 자가나 자차 여부... 등등 매우 많은 요소를 본다.


물론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남자를 찾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이다. 그걸 알고 있음에도 가지지 못한 남자의 요소에 대한 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남편에게 화가 난다. 밉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수도 있었는데 후회가 된다. 안정적인 남자를 만나면 왜 박력이 없냐고 하고, 터프한 남자를 만나면 왜 자상하지 못하냐고 불만을 토로한다.



3.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앞서 말했듯 여자는 남자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매너가 좋으면서, 자상하면서, 돈이 많으면서, 터프하기까지 해야 한다. 여자의 인생은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부), 이미 본인들 스스로가 그렇게 느끼고 있다. 당연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게 된다.


반대로 남자는 여자에게 기대하는 바가 거의 없다. 예쁘고 착하면 끝이다. 퇴근하고 들어와서 따듯한 말 한마디, 따듯한 된장찌개 한 그릇이면 된다. 돈 많은 여자 만나서 인생 바꿔야지,라는 시나리오 자체가 없다. 자기가 아무리 돈이 없어도 여자의 돈에 관심이 없다. 그 돈이 내 거가 될 거라는 상상 자체가 없다. 


생각해 보니, 남자끼리 모임에서 자기 아내를 흉보는 것을 살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제 아무리 날라리(?)로 살아온 친구도 자기 아내 욕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자기 부인 욕 해봤자 자기 얼굴에 침 뱉기라는 사실도 분명하지만, 그저 기대하는 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냥 내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되니깐.


여자는 본인이 아무리 경제력을 갖추고 돈이 많아도, 그래도 남자가 자기보단 많이 벌어야지, 하는 마음이 있다. 자신의 성적 매력 하락의 보상 심리로, 헌신적이고 물질적인 욕구 충족을 원한다. 그래야 억울하지 않다. 이건, 신이 내린 자연의 법칙이니 어쩔 수가 없다. 


여자에겐 어찌 보면 남자라는 존재가 자신의 삶을 윤택하고 평안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남편이 마련한 집과 생활의 안정이 충족이 되니, 남편이 귀찮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집안에 전기가 나가거나 드라이기가 고장이 나면 남편이 옆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4. 남자를 보는 눈이 부족하다.

사람은 누구나 이성을 볼 때 유전자에 각인된 끌림으로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의 경우 스무 살 때부터 수없이 겪어본 나쁜 여자(?)와의 경험을 통해, 아무리 화려하고 매력적인 여자라도 진지하게 만나면 인생이 망하겠구나, 하는 학습이 되어있다. 나쁜 여자에게 셀 수도 없이 어장관리(?) 당해봤고, 많이 울어봤고, 많이 상처받아봤다. 그래서 내성이 생겼고, 단련됐고, 안목이 형성됐다. 결혼할 여자는 무조건 착한 여자다.


하지만 여자들은 본인이 선택한 연애보다는 남자가 먼저 다가와서 연애를 시작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흔한 표현으로 나쁜 남자의 맛(?)을 진정으로 체험해 볼 기회가 별로 많지 않다. 당연히 나쁜 남자를 거르는 눈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초콜릿처럼 달콤한 언변과 스킬을 가진 그와 연애, 결혼을 시작한다면 뒤늦게 찾아온 지옥 체험에 힘들어한다. 그저 하룻밤 놀려고 다가오는 남자인지, 진지한 미래를 그리는 남자인지 구별도 잘하지 못한다.


나쁜 남자와 연애하고 결혼을 하겠다고 하면, 주변에 언니들이 기를 쓰고 말리지만, 이미 나쁜 매력에 빠지면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몇 년 후, 여자는 이제 본인이 그 '언니'가 된다.



5. 사회적 입지가 줄어들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자기보다 더 경제력, 사회적 능력을 갖춘 남자들을 원하고, 꼭 육아가 아니더라도 결혼 후에는 일을 쉬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대단지 아파트 옆 동네에 살면서 우리나라에 전업주부가 이렇게나 많구나, 하는 것을 크게 느낀다.


비록 전업주부는 9시 출근-6시 퇴근 직장인의 삶보단 훨씬 여유 있고, 요가도 하고, 브런치도 먹고 편하고 좋지만 사회적 관계 단절은 여자에게 큰 우울감으로 다가온다. 하나를 선택하면 반대편의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게 쉽지 않다. 그건 감정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6. 그냥 우울하다.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여자의 심리를 분석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일이라고 할 정도로, 여자는 신비롭고 알기 힘든 존재이다. 한평생을 여자로 살아온 어르신들도 다들 같은 얘기를 한다.


그러니 자기 아내가 힘들다고 우울하다고 토로하면, 아무 말 없이 그냥 한번 안아주는 것은 어떨까? 100가지 현란한 말보다, 작은 포옹 하나가 더 큰 힘을 발휘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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