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orest Green
Dec 08. 2019
멀리 있다는 것이
나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 가까이에 있다 할 지라도
소원해지고 싶은 관계가 있는 것처럼
멀리 있어도 나와 항상 함께 하는 것이 있다.
두고 온 조국, 두고 온 산하, 두고 온 사람들이 나에겐 그렇다.
태풍 매미'로 인한 희생자가 자가 백여 명에 이르며
시간이 갈수록 규모가 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한국 뉴스를 접하는 내 마음이 편치 않음은 왜 일까.
물 바다가 된 삶의 터전들, 물에 잠긴 가재도구, 산 더미 같은 쓰레기
그리고 자연재해에 무력한 사람들의 눈물과
죽을힘을 다해 복구에 힘쓰는 땀과 한숨 등이
옆에서 보는 듯 고스란히 느껴진다 .
교회나 언론기관을 통한 작은 기부금쯤이
내가 할 수 있는 도움의 전부지만
진정 조국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은
그림자처럼 떼어버릴 수 없는
한국인이라는 나의 정체성 때문이리라.
핏 빛 같은 단풍 속에 고국이 머물고 있다.
2003-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