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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st Green Dec 09. 2019

내 아이는 남들과 다르게 키울 거라고

원정출산

사랑하는 자식의 앞날을 위 선물이라고 
나의 물음에 대답하였다.


그는 육 개월 전 모회사 지사의 근무를 위해

미국에 왔고,  몇 주 전에는 만삭인 아내 그를 따라 이곳에 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출산

그들의 계획이 이루어지는 날이 될 거라며

두 사람은 매우 행복해했다.
태어날 아들에게 미국 시민권이라는 선물을  수 있는 그들의 능력과 운과 수완을 자랑스러워했다


아이는 한동안 이중국적자로 살게 될 거고 병역문제로 국적을 선택해야 할 때가 좀 복잡하지만...

"남자라면 물론 군대를 갔다 와야지 남자다워지고, 책임감이 생기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우리 시대 때 얘기고... 한시도 늦춰지면 경쟁에서 밀릴 판인데 이년 넘는 시간을  군생활로 낭비할 필요가 있겠냐"며 곧 아빠가 될 그는 나와 남편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우리의 생각을  궁금해하였다
들에게 미국 시민권의 취득과 군 면제라는 선물은

모든 부모가 다 해 줄 없는 것이라 더 뿌듯하고 또한 아들이 자라서도 그들의 특별한 사랑에 감사해할 걸 생각하면 무척 행복해진다고 하였다.


깜찍한 그들의 아이디어가

옳은 건지 아닌지 나는 판단할 수 없었다.

모두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있기에

내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섣불리 그들을 비난할 수 없었다. 보편적으로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그러나 생각과 실행의 차이일 뿐이라지만, 어떻게

만삭임에도 오 개월이라 말하고

비행 모험을 감행했는지, 산모와 태아의 안전이 최우선이라 생각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그들의 자식사랑은 보통의 부모와 상이한 아주  특별한 것일까?


그들은 언어소통이나 모든 면으로도 한국이 살기에 편하기에 당장이라고 한국으로 가고싶지만,
영어가  아이의 모국어가 될 때

귀국해야 힌다고 말했다.

부부의 각오가 매우 진지해

나의 여러 이견에 대한 어떤 꺼내지 못하였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불신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교육 빈부격차. 그리고

사회, 정치, 경제, 그리고 국제정세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아이의 미국 시민권 취득을 위해 출산을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요즘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원정출산은

그의 말처럼 자식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일 수도 있고 아이에게는 아주 특별한 선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어와 전통, 의무와 책임 등의 한국의 명맥은 어떻게 이어질까를 생각해 보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나의 마음은

토키 모양을 하고 있는  한반도

적막한 노을을 그리고 있었다.


그들이 말했다.

내 아이는 남들과 다르게 키울 거라고.

200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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