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orest Green
Dec 22. 2019
속박이나 간섭이 없다는 것이 진정한 자유는 아니야. 내 가슴엔 너의 모습이
잘 정돈된 앨범처럼 빠짐없이 남아 있는데
어느덧 가끔 낯설만큼 커버린 너.
너에게 완전히 내 뜻만 주장하는 수고가
부질없는거란 사실을 깨닫기까지
엄마도 이런저런 모습으로
힘에 부쳤단다.
며칠 전 너의 열여섯 생일이 지나고
너의 손에 자동차 열쇠를 쥐어 줄 때
엄마의 가슴은 얼마나 흔들렸는지 모른다.
이제 부모보다 훌쩍 커버린 외모는
왠지 든든하지만
내 품에서 새근새근 잠들어있던 내 안의 너는
아직도 챙기고 잔소리해야 할 어린아이 같은데.
어른이 된다는 건
책임 그 자체란 사실은 간과한 채 그저
운전을 한다는 새로운 기쁨에만 젖어 있는
널 볼 때마다 엄마의 염려는 넘치고 넘쳐
때론 가슴을 다 녹인단다.
나의 걱정이 기우로 그치고
그저 너의 인생이 더욱 더 기쁘고 편리해지길,
그리고 행복해지길 기도한다.
세월이 가고 세상이 바뀐다 해도
금쪽같은, 아니 세상 모두를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너로 인해
삶이 기쁜 가족이 있음을 잊지 말고
언제나 안전 또 안전 운전하길 바란다.
너도 언젠가는 부모 그늘 아래서 컸던
시절이 그리울 때도 있겠지.
부모의 구속이 일종의 사랑이었음을,
그리고 네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란
힘들지만 결코 져버릴 수 없는 숙제라는 걸
알았을 때 아마 넌 진짜 어른이 되어있겠지.
오늘도 안전운전!!!
잊지말고 꼭 기억해
2006 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