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orest Green
Jun 21. 2024
오래전에 신문을 읽다가
맘에 와닿는 詩 한 편을 발견했습니다
공모에서 당선된 시인데
마음에서 떠나질 않네요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나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
공감이 가지요
굳이 사막이 아니더라도
따뜻한 불빛과 사랑하는 가족들 틈에서도
무시로
뼛속까지 스며드는 외로움
아마 죄인의 속성을 지닌
모든 인간의 잠재된 내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세상에 한껏 교만해져 있을 때
神은 내게
고개 숙이는 법을 가르쳐 주려는 듯
나에게 줄 뭔가의 고통을 준비해 놓을 거란 생각에 늘 불안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것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어떻게 내게?
어떻게 神이 나에게 이럴 수 있지?
하는
아주 불손한 원망이었습니다
아픈 시간이 흐르고
힘겨웠던 기억들마저 그리운 시절로 갈피에 접힐 때
말씀과 더불어
비로소 깨달아지는 것 하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은 그분의 뜻하신 바,
그 작정하신 대로 흐른다는 것.
낮아지는 아픔이 있으므로
새로 태어나는 기쁨이 존재함도 알았습니다
이제부터 살면서 더 많은 아픔을 경험할 테죠.
그러나
소망이 이끄는 인내를 믿어보렵니다.
시간은 등을 떠밀지 않아도 잘도 흐르네요.
10-02-03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