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 대한 흐릿해지는 기억을 붙잡기위한 기록
2022.5.16
어제는 엄마의 생일이었다.
남편은 고구마를 마져심어야 했기에 나만 버스를 타고 추모공원으로 향했다.
토요일에 고구마를 심고 오는길에
옆아파트 단지를 지나가는데
붉은 장미 꽃송이들이 하나둘 피어오르고 있었다.
내가 엄마에게 한 약속이 떠올라 갑자기 눈물이 났다.
5월은 장미의 계절
난 엄마에게 장미정원이 있는집을 선물해 주겠다고
스무살때부터 약속했었는데..
엄마는 외할머니를 닮아 꽃을 좋아했다.
외할머니집앞 마당엔 늘 꽃들이 만발했다.
외할머니는 일찍돌아가셨고
몸이 편치않으셨던 외할아버지의 실수로 화재가나고
외할머니의 정원도 다 타버렸다.
그때 엄마도 무척 섭섭했었을거 같다.
꽃이 만발했던 초봄에도 기어이 버티던 나는
담장마다 장미가 피어오르자
무너져 내린다.
어제밤꿈엔 엄마가 식사꺼리가 마땅치 않아
대충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 보여서 속상했다.
'엄마 내가 지금갈테니까 밥 같이 먹자... ' 라고 꿈속에서 전화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잘못을 했는지
얼마나 많이 속상하게 했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죄책감에 사로잡히면 살아갈 수 없으니까
장미는 아직 다 피지도 않았는데
벌써 여름같은 날씨다.
여름엔 또 여름의 엄마와
여름의 죄책감이
나에게 다가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