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이사 온 지 1년이 다 돼가는

우리 집 앞에 남녀공학 중학교가 있다.


서울 도심에 있는 중학교라 그런지

평소 관리가 철저하다.


저녁에 일정시간이 지나면

정문을 걸어 잠그고

누구도 들어올 수 없게 통제한다.


주말 오전에는 국가공인 시험을 보는지

감독관이 교문 앞에 서있고

주말도 마찬가지로 일정시간이 지나면

문을 철저하게 걸어 잠근다.


학교는 평소 조용했다.

요즘 학생들은 교실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는지

공부만 하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어느 날 밖에서 함성소리가 들린다.

"와!" 감탄하는 소리

"아~" 아쉬워하는 소리

각각의 목소리들이 모여 응원이 된다.


창문너머 학교를 보니

반 대항으로 농구를 하고 있는 듯하다.


코트 주위를 둘러싼 친구들

한 학생이 뛰어가서

패스를 하고

다른 학생이 슛을 할 때

감탄과 아쉬움의 목소리가 들린다.


학창 시절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중학교 때부터 농구를 좋아했고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

과목별 사이에 주어지는 10분이라는

쉬는 시간에도 농구를 했다.


모의고사를 볼 때면

2~30분 정도의 긴 쉬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친구와 같이 농구공을 들고나가

농구를 했더니

중앙방송으로 선생님 목소리가 들린다.

"거기 농구장에 있는 학생들 교실로 들어가세요!"


나와 친구는 이 상황이 웃기는지

키득키득 거리며

교실로 들어갔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도 어느덧 13년이 되었다.


아침 일찍 등교하고

늦게까지 학원을 다니느라

어깨가 쳐진 학생들을 보면

나의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이 떠오른다.


책가방에 책을 많이 들고 다니면

그게 다 나의 지식이 될 것만 같았던 시절

친구와의 우정이 평생 이어질 것 같았던 시절

운동으로 땀에 젖어도 불쾌하지 않았던 시절

늦은 시간까지 기숙사에서 함께 공부했던 시절

성적이 오르면 함께 기뻐해주던 시절


그 시절이 가끔은 그립다.


학생들의 함성과 경기를 보고

나는 추억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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