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2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다.
나보다 결혼도 먼저 했고 20개월 된 아기도 있다.
부모님을 뵙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동생과 일정을 맞춰 동생 집에 방문했다.
동생은 새벽출근 후 일찍 퇴근하여 오후 5시쯤 아기를 유치원에서 하원시키고 있다.
내가 동생 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30분쯤.
동생은 아기 저녁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호박전, 아기소시지, 어묵탕, 새로 지은 밥까지.
아기가 놀다가 밥 먹을 시간이 되자 식탁 앞으로 왔다.
동생네 아기는 남자이지만 참 예쁘다.
얼굴도 하얗고 머리카락 색깔도 갈색빛이 나는 게
눈도 똘망똘망하다.
반짝이는 눈으로 식탁에 앞에 와서
아기 전용 식탁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한다.
동생은 아기가 밥을 제대로 먹는지 지켜보고 있고
밥을 잘 안 먹으려 하면 떠먹여 준다.
아기가 부모님의 마음을 아는지 잘 먹다가도
어느 순간 배가 부른 지 숟가락을 들이대면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동생을 보면서 육아란 정말 쉽지가 않구나,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아기가 어느 정도 밥을 먹었을 무렵
나와 동생은 저녁 밥을 먹기 시작했다.
일상이야기를 하다가 최근에 내 자신이 많이 좋아졌음을 알려주었고
새로 취직도 했다는 사실을 말해주었다.
동생은 전보다 얼굴이 좋아 보인다며 취업을 축하해 주었다.
제수씨는 평소 8시쯤 온다고 하여 제수씨 얼굴을 보고 가기로 했다.
동생은 식탁을 치웠고
나는 아기와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주었다.
동생에게 스케줄을 물어보니
제수씨가 올 때쯤 아기 목욕을 시켜주고
오후 8시 30분~9시 정도 되면 아기를 재운다고 한다.
동생이 새벽 4시 정도에 출근을 하는데
아기가 자고 나면 동생도 곧바로 잠이 든다고 하니
개인적인 시간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결혼은 했지만 아직 아기가 없어서
조용한 집에서 책도 읽고 글도 쓴다.
동생을 생각하면 대단하면서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수씨가 와서 인사를 하고 10분 정도 대화를 하다가 집을 나섰다.
동생과 제수씨 모두 하루하루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아 보기가 좋았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는 전철에 몸을 맡기고 서울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하자 아내가 반겨주었다.
하루동안 떨어져 있었지만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 좋았고 행복했다.
이런 게 결혼의 장점이 아닐까
나는 부모님과 동생을 만나 나름의 힐링을 하였고
이번 주 중에 큰고모를 찾아뵙고자 한다.
큰고모는 내가 우울증으로 힘들어할 때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주위 사람들에게 다시금 고마워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