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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신혼시기에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자입니다.

신혼이지만 우울증에 걸린 이유

결혼 후 1년이 안되어 2023년 3월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30대 초반인 내가

직장에서 실력 발휘를 해야 할 내가

가정을 잘 꾸려가야 할 내가

우울증이라니..


사실 병원을 가기 전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병원을 가기 전에

세상이 무너진 것만 같았고

삶에 대한 의미가 없었고

병원에 가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신혼시기에

어쩌다 우울증에 걸리게 된 것일까요?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내가

제 가족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과거의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하면서

힘들어했기 때문입니다.


아내의 눈물은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그칠 줄 몰랐습니다.


제 어머니가 제 아내에게 상처 주는 말을 했을 때

저는 알아차리지 못했고

훗날 제가 어머니에게 그 말은 잘못되었다고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마음에는 상처로 남아

가족 이야기를 하면 울며 힘들다고 했습니다.


한 가지 사건으로

결혼 후 첫여름휴가 기간에 제 부모님이

"여름휴가기간에 같이 놀러 갈래?"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제 아내는 주말부부를 하고 있는 우리에게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지?라고 제게 말했으며

저희 가족은 배려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후 부모님을 뵀을 때 전과 다르게

부모님이 아내에게 무관심한 반응을 보인다며

여행 안 간 것에 대한 걸로 저러시는 것 아니냐고

제게 이야기했습니다.


부모님은 저와 동생에게

여름휴가 때 놀러 갈 수 있는지 같이 물어보았던 상황이었고

결혼 전에 가끔 저와 동생이 부모님과 여행을 갔었기에

물어본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여름휴가 때 와이프와 여행을 갈 생각이었기에

아내가 직접 보는 앞에서 부모님께 여행 거절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그런 제안을 한 것부터가 배려가 없다며

과거 이야기를 반복하면서 제 가족을 비난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자라온 환경이

부정당하는 것 같아 몹시 힘들었습니다.


제 아내는 처가댁에 가서

여름휴가 얘기를 꺼내며 힘들다고 하였고

장인어른은 결혼한 지 2개월도 안 됐을 무렵

이혼하라는 얘기까지 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저는 뒤통수를 크게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저희 가족과 아내 사이에서 이런 일들이 반복되었고

결국 저는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진단을 받은 날 병원 앞 식당에서

아내와 점심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제 머릿속에서

'내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왜 살아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와이프와 곧장 식당을 나와 집으로 갔지만

집으로 가는 내내 저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자

저는 회사까지 그만두었고

현재 우울증 치료를 받으며 하루하루 살아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행복한 신혼시기에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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