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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의 '작은 행복'


6월 6일(목) 공휴일에 대학 친구들과 집들이를 했다. 서울로 이사 오고 1년 만의 집들이인데 시댁과 처가댁을 제외하고 친구들은 처음 부르는 거였다. 아내는 친구와 함께 지방으로 놀러 가서 집이 비었기 때문에 친구들에게도 편하게 생각하고 집에 오라고 했다.


대학시절부터 나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들 4명이 있다. 여수, 해남, 삼척, 용인 등 지방에서 올라와 대학시절을 같이 보냈고 아직까지도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모두들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


집들이 약속은 약 1개월 전에 미리 잡았고 일을 하면서도 이 날만을 기다리며 일했다. 전에도 일을 하면서 항상 친구들과의 약속이 기다려졌었는데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친구들을 만나면 무엇이 그렇게 좋을까?


각자의 현재 삶, 과거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박장대소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참 좋았다. 친구들의 미소를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고 그땐 그랬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덧 친구들을 알고 지낸 지도 14년이 다되어간다. 그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변함없이 옆에 있어주는 친구들이 참으로 고마울 뿐이다. 다들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서 친한 친구들 4명이 한 번에 다 모이기란 정말 쉽지 않지만 흔쾌히 나의 초대를 받아준 친구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울 뿐이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때면 나는 말을 하기보다 듣고 웃어주는 편이다. 1:1로 대화를 하면 괜찮은데 이상하게 사람이 모이게 되면 나는 말을 하기보다 거의 듣기만 할 뿐이다. 그런데 이 친구들과의 모임은 내가 듣고만 있어도 마냥 행복하다. 물론 내가 이야기를 더 많이 해야 된다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냥 나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봐주는 게 친구 사이인 듯싶다.


나는 친구들을 만나면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이 '작은 행복'을 평생 가져가고 싶다. 내가 힘들 때 위로가 되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나 또한 친구들이 힘들 때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다.


전에는 친구들을 만날 때면 나는 술을 많이 마셨고 취한 느낌을 즐겼다. 하지만 지금은 우울증 약을 먹고 있는 탓에 술을 먹지 않고 있다. 술을 먹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나는 행복했다.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면 항상 생각한다. '겸손해야지, 친구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줘야지.' 그리고 친구들의 맑은 눈을 볼 때면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도 한다.


14년 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우정 영원할 친구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리고 나 또한 친구들에게 작은 행복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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