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0월 허리디스크가 처음 터진 달이다. 그 이후 재택근무, 휴직, 퇴사, 이직 등 여러 일이 있었다. 허리를 평생 잘 관리해야지,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지 다짐했고 줄곧 잘 지켜왔었다. 그런데 이번주 초부터 갑자기 허리가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 허리디스크가 터졌을 때 증상과 비슷했다. 허리로부터 시작된 통증이 엉덩이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허리가 너무 아파 나도 모르게 "윽"하고 말하면서 다리에 힘이 풀리기도 했다.
지금 회사를 새로 다닌 지 한 달이 되는 시점에서 아프면 안 된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이 통증을 컨트롤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 마음과 다르게 허리 통증은 쉽사리 나아지지 않았다. 연차라도 써야 하나, 아니면 점심시간에 팀장님께 말씀드리고 병원을 다녀와야 하나, 내가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간다고 하면 팀장님이 안 좋게 보시지는 않을까 등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6/7(금)은 전사휴무라서 어떻게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통증을 버텼다. 통증이 아주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크게 나아지진 않았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했다. 특히 회사에서 의자에 오랜 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나면 허리가 심하게 뻐근했고 허리를 두 손으로 감싸면서 일어나야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통증이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 애썼다. 그리고 금요일이 되자 나는 병원으로 향했다.
허리디스크가 처음 터졌을 때, 그리고 이전에 통증이 다시 재발하려고 했을 때 허리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았더니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허리 깊숙이 주사 바늘이 들어올 때의 느낌은 좋지 않았다. 최대한 주사를 맞지 않으려 했지만 이번에도 방법이 없다 싶었다. 그래서 의사 선생님에게 주사 처방을 해달라고 했다. 생애 3번째로 맞게 되는 허리 주사. 허리로 깊숙이 들어오는 주삿바늘을 느꼈고 역시나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리고 주사를 맞으면서 내가 허리를 정말 잘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주사를 맞고 토, 일요일은 쉴 수 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했다. 이틀 푹 쉬면 어느 정도 허리통증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우울증)이 잘 관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몸이 아프니 뭐든 내 뜻대로 되는 게 없구나, 인생이란 이런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로 올라갔다 아래로 내려갔다 하는 것이 인생. 어쨌든 컨디션이 조금씩 우상향 하고 있으니 이것으로 만족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