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사설

by 소인


소나무 사설(辭說)

가게 기둥에 입춘이라 청명 한식 낼모렌데
때 아닌 춘설 퍼붓는다 송이송이 눈꽃송이 시절 거꾸로 되돌아가고 낙화 분분 눈발 타고 취흥 절로 오르는데 설중매 터진 봉오리 슬슬 기어 들어가고 눈밭 속에 우뚝 서 있는 낙락장송 기품 있어 개발 괴발 글줄 타본다

나무 중에서 우두머리 수리 술술 소나무야 줄기 붉어 적송이야 여인네 부드럽고 고운 자태 미인송
여송(女松)이라 뭍에서 자라 육송 소금기 먹은 곰솔[海松] 금강송 춘양목 강송 백송 흑송 대왕송 반송 팔도 소나무 다 모였다 속기(俗氣) 없는 풍채 로고 뻐등뻐등 곧 죽어도 침엽의 절개
민족자존으로 봉산 금산에 송금(松禁)을 명하니 이를 어길 시엔 곤장이 백 대라 나무 공작 목(木) 공(公)이라 천고 만대 모신 소나무 그 기상이 으뜸이라

소갈비 박박 긁어 쏘시개 하던 살림살이 어느 결에 셈평 피어 도시가스 천연가스 팡팡 돌아가는 열탕 불탕 훈훈한 삼동 노릇노릇 불알 굽기 등 따시고 배부른데 끌탕 잡탕 팍팍한 세상살이
가도 가도 첩 산중이어도 느릿느릿 인정물태(人情物態) 푼푼한 시절 아, 옛날이 그리워서 생솔가지 뚝뚝 꺾어 고드름 똥 싸게 추운 방 뜨끈하게 녹여보자 금지옥엽 우리 아가 쭉쭉 뻗은 조선 솔로 문실문실 자라나게 솔잎 금줄 드리우니 고콜 타는 관솔 내음 절로 아니 향기로운가 딴기적은 가르친사위 토복령(土茯苓) 백복령(白茯苓)
떡 해서 사이좋게 노나 먹자 그리하면 천상천하 여민동락하는 목민지관 신선될라 소슬바람 건 듯 불어 송이산에 올라가니 울 아버지 잠드신 도래솔 무덤가에 줄 송이 떼송이 물물이 산태난다

사꾸라도 꽃이라고 탐라도 입성 좋은 왕벚나무 들여다가 국화 왜화로 건사하니 하나비[花火] 밤마실에 욘사마 개사마 좆 사마 씹 사마 흥청망청 꼴좋구나 섬나라 물탕 곤죽 갈라지는 지심
천심에 남의 땅 게염 내는 네 맘 어찌 모를까만 송충이도 솔잎 먹고 천주학 돌아가는 지랄 염병도 병신이 제격인데 씨알도 안 먹히는 개수작
그만두고 제 앞가림만 잘하여라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 두르고 나설 양이면 간사한 왜대가리 물광 속으로 처박힌다 다북솔 몽당솔 마치 맞게 캐어내어 우리나라 마당가에 빙긋 둘러 심어 놓으니 금송(金松) 왜송(倭松) 소용없다
칙살맞은 리기다소나무 우지끈 뚝딱 베어내어 양코배기 행짜 놀음 쪽발이덜 쏘개질도 단매에 끝장낸다

성장 분배 따로 없어 송무백열(松茂栢悅)이야 양극화로 내달리는 서늘한 세상 그늘 관솔불로 걷어내자 목화(木靴) 신고 발등 긁는 우익 좌익 보수 개혁 주둥아리 박 터지는 헛싸움질 그만두고 새대가리 잔대가리 굴러먹는 씨발놈덜 하룻강아지 막춤판도 끝장 볼 날 멀잖았다 간자미 고도리 마래미 모쟁이도 동해 바다 너울 쓰고 개호주 꺼병이 능소니 부룩송아지도 산천경개 검터 안고 큰 여울로 흘러간다 민초 잡초 우습게 보았다간 대명천지 네거리에서 자손대대 개쪽 판다 송충이 혹파리 재선충 등쌀에도 설맞은 어르신네 제정신 못 차리고 뱃구레 채우기로 민초 잡초 짓밟는 데는 목침 뜸질이 제격이라 누구는 개다리출신이라 제 본분 망실하여 옆구리에 권총 차고 천하호령
했다지만 천출 만출 동산바치 옆구리에 가위 차고 허릿춤에 톱날 차고 일합단칼 톳나무 둥치 시원하게 베어 내니 산천초목이 벌벌 떠네

푸른 솔숲 물기 머금은 목왕지절(木旺之節) 춘삼월에 묵은 기지개 틀고 나니 저기 저만치 리기다솔 메고 가는 목도꾼 이마에도 푸른 땀방울 맺혀 난다 다가오는 청명 한식엔 푸른 솔솔 솔밭에 가서 푸른 기운 양껏 마시고 우리 솔 소나무처럼만 우리 강산 우리나라 푸르게 푸르게 신명 나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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