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면

by 소인

쫄면

팔십 년 봄 인천중공업 직업훈련소 미장과 실습 때 만석동 주공아파트 미장팀에 섞여 몰탈 바르기로 하루 채웠는데 여인숙 오글거리던 벼룩만큼이나 자릿내 풍기던 부스스한 젊음들 아침 끼니 때울 곳 없어 맞은바라기 쫄면 집 찾았다 맘씨 좋은 쫄면 아줌마 사인 분을 팔인 분 만들어 전골 내주었는데 따끈한 국물 빈 속 덥혀주는 게 여간 좋았다 남쪽에선 들불처럼 일어난 시민군 시푸른 오월 총칼로 찢어발긴 짐승의 무리 뇌꼴스런 눈깔 치뜨고 돌아다니던 시절이었는데 중동 사막 땅 한탕 벌이로 비뚜름한 팔자 좀 고쳐보겠다고 석 달 열흘 미장 배우기 나선 허기진 젊음들이었다 오늘 중앙 분식 왁자하게 들어차 머리 조아리고 호호 찬물 들이켜가며 쫄면 비비는 젊음 보니 먼일 전 쫄면 아줌마 생각나 세월 변해도 푼푼한 마음자리로 한 세상 따뜻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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