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인 교감

그리고 할머니

by 조아라






거창한 글을 쓰려고 브런치를 시작한 게 아닌데 나도 모르게 남에게 보여줄 만한 괜찮은 글을 쓰려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래서 병원에 가는 지하철 안에서 글을 쓰려고 브런치를 켰다. 원래 이동하는 버스, 지하철 안에서도 글 쓰는 게 나니까.



요즘 나의 큰 관심사는 교육이다. 타인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이기 이전에 내가 받아온 교육에 대해 생각이 머문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 불 꺼진 캄캄한 방에서 명휘와 이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대부분 나의 주저리(?)를 명휘가 들어주는 편에 속하지만. 나는 어떤 교육을 받았는가? 나는 어떤 가르침을 받았는가? 그 가르침 속에서 어떠한 성장이 있었는가? 나에게 가장 많은 가르침을 준 사람은 ‘할머니’이다. 태어나서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이 가장 길었으니까. 삶을 살아가다 보면 할머니가 익히 했던 말씀들에 뿌리를 두고 행동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내가 받았던 사랑에 대해 생각한다. 무한한 사랑. 당신의 손녀여서 가능했던 그 사랑. 아직 부모가 되어보지 못해서 그 사랑을 어떻게 설명하지 못하지만 그래서 더 궁금한 감정이다.



며칠 전, 신애라 님의 영상을 봤다. 근사한 밥을 한 상 차려주는 것보다 라면을 끓여 먹더라도 아이와의 정서적인 교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할머니가 끓여주었던 된장찌개를 아껴 먹었던 기억이 있다. 할머니가 만들어주었던 고구마맛탕을 먹으며 왜 이제야 이 맛있을 것을 나에게는 처음 만들어줬냐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기억은 할머니에 대한 기억에 작은 점에 불가하다. 할머니가 나를 바라보던 눈빛, 가녀렸던 목소리, 다정했던 말투가 더 오래 기억에 남지.



살수록 더 와닿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주고받는 것은 물질적인 것보다 정서적인 것이 훨씬 깊고 길게 남는다는 것을. 나도 그 감정을 훗날 내 아이, 우리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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