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책 <스토너>

by 뉴피


재미있을 수가 없는 구조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 자기 삶과 전혀 관계없던 영문학과 사랑에 빠져 영문학 교수가 되고 40여 년을 교직에 있다가 암으로 죽는 이야기.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스토너 스토너 하는 것일까.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초판본을 사니 엽서가 사은품을 같이 껴있다. (홍보글 아님)



이제는 척박해진 아버지의 땅처럼 무미건조한 인생을 사는 스토너에게 감정의 동요를 일으킬 만한 일들은 그다지 여러 차례 일어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읽은 후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경험, 첫눈에 반한 여자에게 구혼을 할 때, 예쁜 딸이 태어났을 때, 영문학과 대학원생과 애틋한 사랑을 나눌 때.







지나치게 평범해서 이게 왜 소설로 쓰였을까 싶은 한 남자의 삶이, 그 평범함 때문에 빛이 난다. 인생 별 거 있나. 그냥 그렇게 사는 거지. 딱 그렇게 살아가는 남자의 삶을 보며 독자들은 저마다 자기 인생을 대보고,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기대하는가?' 하는 무거운 질문을 받아 들고 책을 덮게 된다.


돌이켜보면 나는 '평범'이라는 중간 어디쯤이 싫었다. 외모도 고만고만, 성격도 그냥저냥, 공부도 지나치게 뛰어나거나 모자라지 않은 정도의 평범함. 20명 남짓의 작은 학급에서 나만큼 튀고 싶어 하는 아이가 또 있었을까. 나는 늘 키 순으로 1번이었고, (이 부분은 평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항상 앞자리에 앉아 선생의 눈에 띄기 쉬웠다. 하라는 것부터 잘하고, 심부름의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손을 드는 이악스러운 아이. 지금 내 나이와 비슷했을 그 선생님의 눈엔 내가 어떻게 비쳤을까. 20명 중에서 나는 조금 특별하고 다르기를 바라던 초등학생의 꿈은 얼마나 이뤄졌을까.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200730233505_1_filter.jpeg 띠지 안에 이런 문구도 숨어있다.



노력한 만큼 돌아온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내가 바라는 대로, 생각하고 노력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하다가도 인생은 보란 듯 뒤통수를 치기 일쑤다. 그러므로 평론가 신형철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삶의 기회와 그에 따르는 대가'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과정을 살아간다. 저마다 다른 무늬를 띄는 삶들이 '평범'이란 범주에 속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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