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엄마_90

알아도 모른 척

by foreverlove

똥똥이가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서 집에 못 온 지 2주째네요

매일매일 톡이나 전화를 해줍니다

이걸로 충분합니다 제 기준으로는!!!


이제는 허전함도 한결 덜하고 무엇보다 편합니다

정말로 회사 언니들이 대학 보내버리고 자식 없는 삶이 그리 편하다고 했는지

이제야 알 거 같습니다

그리고 가끔 자식들이 집에 오면 "반찬도 없는 데" 이런 말씀들 이젠 백번 이해합니다


아직은 똥똥방을 열어보면 허전하긴 하지만 그걸로 끝입니다

그래서인지 이젠 알아도 모른 척하기가 좀 됩니다


전화 통화하다가 똥똥이가 문득 울컥하는 게 느껴져도 모른 척합니다

다 알면서도 집을 그리워한다고 해서 데려올 수도 그렇다고 그만둬 할 수도 없습니다.

어쩌겠습니까? 그냥 강하게 자립심을 키우고 점점 독립심을 키워줘야지요

만 18세이지만 그래도 이제는 대학생 더 이상 부모의 품 안에서 어리광 부릴 순 없지요

강하게 단련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한국 드라마들 가족드라마를 표방한 드라마들이 참 불편합니다

다 큰 자식들을 모조리 한 집안에 끼고 사는 설정

한번씩 보면 식겁합니다, 아니 도대체 언제까지 부모는 저리 자식 뒷바라지를 하라는 건지

텔레비전부터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데, 아직도 자식들을 품 안에 끼고 사는 게 당연한 설정

그게 가족드라마의 기본 틀입니다., 독립이란 걸 모릅니다

거기에 이모 삼촌 등등 꼭 한 명씩 군식구들도 기본으로 딸려있는 게 가족드라마들이지요

이러니까 아직도 대한민국 부모들이 자식 독립을 못 시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떻게든 야생에 내보내서 알아서 살게 둬야지요


똥똥이가 안 하든 운동을 아침마다 좀 해서 그런지 무릎에 무리가 왔나 보더군요

그래서 혼자 병원 가서 검사하고 치료받고 약 받아 왔다 하더군요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갔나 했더니 "아니 인터넷 검색해서"라고 말하는 데

장하더군요, 그래 " 야생에 이렇게 던져놓으니 알아서 잘하네"라고 신랑에게 말했습니다

아직은 서툴고 아직은 부모품이 그리워서 울컥하면서 눈가가 촉촉해지지만 견뎌야지요

본인이 선택한 길이고 본인이 원한 길인데 , 견뎌내고 혼자 하면서 독립심을 키워야지요

그래야 사회에 나가서도 혼자 할 줄 아는 법이니까요.


자식들은 대학생이 되었든 취업을 하든 결혼을 하든 언젠가는 부모품을 떠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럴 때 혼자 나가서 세상 풍파를 겪으면서 혼자서 할 수 있게 부모는 좀 떨어져 있는 거

좋을 듯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1명 2명이다 보니 모두들 더더욱 감싸 안고 키우는 데

저희 집도 아주 감싸 안고 키웠지만 이젠 울먹여도 눈가가 촉촉해져도 아파도 응원만 해줍니다

마음은 아프지만 그래도 모른 척합니다, 지금 모른 척해야만 나중에 똥똥이가 완전 어른이 될터니까요

몸만 어른이 되고 행동과 생각은 여전히 어린아이면 이것이야 말로 자식 앞길 막는 행위니까요


아이가 부모품을 그리워하고 집을 그리워하고 아파서 병원 다녀왔다는 데

마음이 편치만은 않지만 그래도 모른 척하렵니다.

부모는 평생 자식 걱정을 달고 살아야 하는 팔자이자 , 또한 그 자식의 독립을 키워줄 의무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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