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플 수 있는 데
이번 주 월요일 13일 저는 아침 일찍 회사에 사직서를 적어냈습니다
사유는 개인적인....;;
허리 디스크 수술 후 몇 개월은 일을 할 수 없어서 사직서를 냈거만
질병으로 적으면 병가를 내주어야 하기 때문에 사직 사유가 안된다는
그러면서 한 달 병가를 내고 사직서를 내라고 하더군요
한 달 쉬고 사직하면 퇴직금 차이가 어마어마하고만...
이래저래 미운 情 고운 情 다든 회사에 사직서 냈습니다
내고 나니 진즉에 이럴걸!! 하는 홀가분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앞으로 어떤 직장으로 갈지 모르지만 그 건 먼 훗날의 일이고
당장은 내가 좀 살아야겠다는 이유가 너무 강해서.
오만가지 감정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그냥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냈거만
소문은 반나절도 안되어서 나고
정말로........... 입소문이란 무섭다 못해 소름 끼치는 일입니다.
저는 조용하게 정말로 조용하게 나가고 싶었는 데.
그리고 마무리도 잘하고 서로 웃으면서 그렇게 헤어지고 싶어서
회사 측에서도 준비할 시간을 넉넉하게 주려고 일찍이 마음먹은 김에
사직서 적어냈는 데.
이런 배려가 저를 옥죄어 올 줄 몰랐네요
처음에는 괜찮았습니다
"아파서 어떡해? 말도 못 하고 " 등등 위로의 말들이 위로로 들렸으나
가면 갈수록 자꾸 들으니 제가 환자라는 사실이
수술을 앞둔 환자라는 사실을 자꾸만 일깨워주니 마음이 너무 서글퍼지고
우울증 오게 생겼습니다.
그냥 조용하게 마무리 잘하고 나가고 싶은 심정인데
모두들 아픈 사람 위로하는 마음인 건 알겠지만 당사자인 저는 계속 들으니
마음이 미친 듯이 우울해지고 서글퍼지네요
그래서 일하면서도 한 번씩 울컥해지는 제 마음들
결단코 회사를 떠나는 게 아쉬움이 아닌 그냥 아픈 제자신이 서글퍼서...
여가에 " 나이도 젊은 게 왜 그리 아프냐?" 정말로 이 소리 듣기 싫어서
저 많이 아프다는 사실 쉬쉬하고 숨겼는 데.
아픈 데 나이의 많고 적음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오는 데는 순서 있어도 가는 데 순서 없다고. 아픔에도 나이가 뭔 상관이라고?
그러면 모든 젊은 사람들은 아프면 안 되겠네요
저는 그래서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 말을 제일 싫어합니다.
거의 개소리로 들립니다, 아파서 청춘인 게 아니라 그냥 아프면 환자인 겁니다
청춘도 아플 수 있고 노인분들도 남녀노소 나이불문 누구나 아플 수 있는 데
굳이 콕 집어서 청춘이라서 아프다는 말로 정의 내린 거 같아 싫습니다.
왜 " 젊은 데 아프냐?" 이 소리를 왜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그래서 저도 아프니까 청춘이란 이야기인지? 찾아오는 병에는 나이 상관없는 걸
아프고 싶어서 아픈 거 아닌데.
너무 일찍 사직서를 낸 건지
한 명 한 명 제가 아프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하면서 위로할 때마다
그때마다 제 마음은 1%씩 더 병이 들어가네요
꼭 덧붙이거든요 " 젊은 게....."라는 수식어 가요
저 젊은 거 아닌 데 이젠 한창 아플 수 있는 나이인데... 그동안의 삶들이 고달파서
몸이 이젠 너 수고한 거 아니까 조금 쉬어가라고 할 뿐인데.
끝이 좋아야 모든 게 좋다는 말을 가장 좋아해서
좋은 마무리 하려고 이를 악물고 있지만 이젠 사람들의 위로에 지쳐가네요
이젠 2주만 더 버티면 됩니다
그 남은 시간 동안 모른 척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병은 많이 알려야 한다지만 그것도 환경이 허락해 줄 때 이야기겠지요
위로하고플 때는 그냥 위로만 하세요
"힘내"...... 이런 간단한 위로
굳이 덧붙이는 수식어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