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무슨 꽃 같아?
세월이 시간이 참으로 빠르네요
그리 더디 간다고 느낀 시간이 이젠 엄청 빠르네요
똥똥이가 대학에 합격했다고 여기저기서 축하받던 게 엊그제인데
벌써 3학년을 올라가고 실습을 나간다네요
대견한 거
오로지 자기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똥똥이가 대견합니다
이런 똥똥이를 너무 잘 키운 저도 대견하다고 또 자화자찬합니다
갈수록 뻔뻔스러움이 독버섯처럼 자라고 또 자라고 있습니다
제 뻔뻔스러움은 하늘에 닿아서
오랜만에 집에 온 똥똥이랑 신랑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난 무슨 꽃 같아?"라고
"엄마 오늘은 코스모스 같아, 분홍색 패딩 입은 모습이"
똥똥이의 순발력 칭찬 기립박수
남들과는 같은 걸 거부한다 저는 분홍색 롱 패딩을 구입했습니다
제 동생이랑 같이 가서 구입했는 데 동생이 참으로 취향 독특하다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 난 시커멓고 하얀 것들을 거부하겠어, 분홍분홍이"했지요
그 문제의 롱 패딩을 입고 있는 모습에 똥똥이는 코스모스라고 불러주더군요
똥똥이의 기립박수 감의 재치력에 감탄을 해주고 신랑을 말끄러미 보았습니다
과연 신랑이의 대답은?
한참 고민하더니 대답하더군요 "안개꽃"
엥 안개꽃? 물론 저도 안개꽃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좀 화려한 꽃으로 해줄 것이지
"왜 안개꽃?"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 안개꽃이잖아, 그래서 우리 O야를 내가 제일 좋아하니까
안개꽃"
훔............... 이유는 아주 그럴싸한데 말입니다.
그런데 이 개운치 못한 뒷맛은 뭘까요? 아무래도 대답할 시간을 너무 많이 준거 같기도
다음에 기습적으로 대답할 시간 안 주고 물어봐야겠습니다.
뭐 이유야 어찌 되었든 꽃이라고 생각해주니 엄마로서 아내로서 기분은 좋더군요
가끔씩은 저도 꽃이 되고 싶은 여자인가 봅니다
헌데 신랑에게 꽃이라는 대답을 듣는 거 보담 자식에게 듣는 게 더 기분 좋더라고요
엄마를 아직은 한송이의 꽃으로 봐주는 똥똥이는 정말로 제가 잘 키운 듯합니다
아~~ 자화자찬
매일 안부 전화를 빼먹지 안 하고 매일 하는 똥똥이
그리고 매일 "사랑해요"를 해주는 똥똥이
이런 똥똥이의 엄마라는 게 참 기분 좋고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