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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love Apr 03. 2020

불량 엄마_179

똥똥이가  처음으로  해준 것들

갑자기   똥똥이가   처음으로  우리에게  해준 것들이 생각나더군요

그래서   앨범에  고이고이  모셔둔  보물들을   꺼내보았습니다

왜   갑자기   이런  감성이  생기는지?

아마  또   오늘 밤   똥똥이가  먼길을  떠나기  때문이지 싶어요

괜히   또   보낸다고  생각하니까    뭔가  쓸쓸해지는  느낌이.

추억에   젖어서   소중한   기억들을  꺼내보겠습니다


처음으로  그린  그림


이  그림은   악마들이  아닙니다 ㅋㅋㅋ

똥똥이가  유치원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부모님을  그린  그림입니다

그림으로  보는  심리로  따지면   이건  엄마 아빠를  아주  무서워하는  공포심일 수도 있죠.

처음   이  그림을  그려 왔을 때   너무  감격해서  이  괴랄한  그림에  행복하고  기뻐서

고이고이    앨범에   이렇게   넣어서  보관했죠.,  왜   이  마음이  유지 안되었는지?

똥똥이가   손재주는   저를  닮아서  엉망이고   그야말로  예술성은  없다고 여러 번 적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닦달하고   볶았던  기억들도  같이  떠오르더군요

처음   느꼈던  그  감동은   오래가지  않았던.


처음으로  만들어준  카네이션

똥똥이가  처음으로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만들어  주었던 건데.

너무   감격해서   하루 종일   옷에  꽂고  다녔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는  역시   소중하게   앨범에  쏙   보관했습니다.

이렇게   카네이션을  만들어주던   똥똥이는  어느  날부터   사서  달어주더니...;;

언제부터인가?   어버이날  카네이션은  실종되고  말았습니다.


이  카네이션을  만들고   오랜 세월이  지나서   장장   5시간을  쪼물 딱 거려서   

장미  1송이를   접어  준  똥똥이 이었답니다

그  장미  1송이는   이사를  하면서   분실하고  말았습니다    ,  다시 만들어주면 안 되는지.

2번은  없다고  선언했길래      다시는  똥똥이가  만들어주는   꽃은  없을  듯합니다.


똥똥이가  처음  보내준  엽서

이  엽서는   똥똥이가   6살 때   유치원  캠프를  가서  보내준 엽서랍니다

생전  처음으로    받아본   똥똥이  편지였답니다

글씨체   정말로  괴랄하죠?   지금도   저  글씨체에서   1보  전진도   안 했답니다

아유   한결같은  똥똥이눔.

신랑  닮았으면  글씨체가  너무  이쁠 건데  하필이면  저를  닮아서   악필 중의 악필인지 ;;


6살짜리의    감성을   듬뿍  담아서    뭘 해서   신나다고   열심히  자랑질을 해놓았네요

저때   처음으로   부모의  품을  떠나서   1박을  하는   캠프를 했는데.

잘 지내다  올까?  하고  안절부절못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는   그때  깨달아야 했어야  합니다 ,  똥똥이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 다라는 것을요

똥똥이는  내가  안달복달할  필요 없이   어딜  가든  잘 놀고  잘 지내다  온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아서    오랜  세월  자식 걱정을 했었죠.


똥똥이가  에스프레소를  마신  날

똥똥이가   실습  항해사로  나가기 전에.

저와  함께   단둘이   대구가  아주  안전할 때   데이트를   나갔답니다

생전  처음으로   아들과  기차 타고   데이트를  나가서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수다도 떨어보고

백화점 가서   구경도 하고.,  잊지  못할  첫 데이트의 날

그날   똥똥이가   에스프레소를   과감하게   마셨답니다 ;;;

아메리카노도  잘  못 마시는  놈이     마셔보고  싶다면서   도전정신을  발휘하더군요

마셔보라고  했더니   마신 결과...  인상이  참   오묘하게  변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에스프레소  1잔을 끝까지  다  마신  의지의  똥똥이.


즐거웠던  한편   똥똥이랑   2번은  단둘이  데이트 안 한다고도  다짐 한 날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너무  힘들었거든요,  얼마나   태클이   심하고   잔소리가   심한지  ;;;

"내가  너랑 또  단둘이  나오면  인간이 아니다"를  선언하고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마무리는   안 좋았으나   그래도   처음으로  단둘이  기차데이트를  해본   날.

처음으로  해준 김치볶음밥

제가  가장  좋아하는  김치볶음밥

똥똥이가  실습 항해사로  떠나기 전에   연습을 한다고  해준  김치볶음밥입니다.

실습을  하다 보면   선배  사관님들   간식 만드는   거  도와줘야  한다고도  한다면서.

아빠에게   볶음밥  하는  방법을  배우더니   첫 요리  실습 상대로  저를  정하더군요

비주얼은    괴랄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름  계란 프라이까지  

모양은   뭐    그러하나   맛은  정말로  좋았습니다

간도  딱  적당하고   불내도  좀  나는 것이    제  입맛에는  너무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똥똥아  되었다   가서  요리해"라고  100점을  매겼는데.

현실은    밤에   간식을   만 들일이  없다고 하네요.

즉    저만   그냥  똥똥이   요리  실습 상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날   요리한  날  똥똥이랑   신랑은   자장면  시켜먹었다는   전설이.


이렇게   추억의   시간들을  돌려보니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았던  시간들이 없네요.

지금   아이들이  뭔가를   많이  만들어주는 데.

너무   많으면    다  보관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쓰레기가  되긴 합니다

교과서들도   초등학교   졸업하고   정리를  하니까  어마 무시했죠.

하지만    내 자식이   처음으로   해준 거   딱  그것  하나는  남기면  좋을 거 같습니다.

무엇이든지    처음  그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못하니까요.


처음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언제나   처음은  서툴고   난관에도  부딪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처음이 있기에

지금   2번째도  있는 거라  생각해봅니다.


지금  똥똥이에게도  처음의  항해가  있었기에   2번째는   그나마  여유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똥똥이   무사히  건강하게   실습항해사의  길을  마무리하고  돌아오도록

응원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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