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그리움
신랑은 베어스 팬 저는 라이온스 팬 어제는 이글스 팬
어제는 신랑이랑 저랑 한마음 한뜻으로 이글스를 응원해보았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마음과 뜻이 통하는 건 어려운 일인데
그만큼 이글스의 연패 사슬이 끊어지길 간절히 바랐네요
심지어 신랑은 베어스 팬인데도 이글스를 응원해주는 맘 좋은 신랑님
이렇게 신나게 야구도 보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진한 그리움이
바로 똥똥이입니다
벌써 못 본 지 5개월을 넘어서고 있네요 그리움이 진해지고 있는 상황
말은 안 하지만 이젠 속으로 울음까지 참는 지경에 와있습니다.
처음으로 오랜 세월 떨어져 있다 보니 좀 더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데
약도 처방도 없는 그저 시간이 약이네요.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돌아올 텐데 그 조금이란 시간이 조급하네요
예상으로는 7월 말쯤 하선해서 집에 올 거 같은데 한 달 좀 남았네요
다 온 거 같은데 왜 이리 시간이 더딘지? 거북이걸음보다 더딘 느낌입니다
똥똥이가 너무 가고 싶었던 국숫집이 있었는데
그 국숫집이 마침 리모델링을 하는 바람에 똥똥이가 못 먹고 승선했죠
저도 너무 좋아하는 곳인데 마음 아파서 못 가고 있습니다
아들이 너무 좋아하던 곳이라서 사랑하던 곳이라서 가서 못 먹겠더라고요
이젠 코로나는 두 번째고 그냥 똥똥이와의 추억이 깃든 곳이라서 못 가요
너무 그리워서 먹다가 울 거 같아서요
여기에 똥똥이가 가장 좋아하는 게 딸기 스무디인데 외식의 완성은 딸기 스무디
저도 너무 좋아하는 데 도저히 못 먹겠는 거예요 너무 아들이 생각나서
자식의 꿈을 위해서 견뎌내야 할 그리움이라지만 너무 잔인한 그리움이네요
한국에 왔을 때 잠시만이라도 얼굴 보았으면 이렇게까지 그리울 거 같진 않은데.
그 넘의 코로나 때문에 얼굴 한번 손 한번 못 잡아보고 멀리 보내고 또 보내고 너무 힘듭니다
항해사의 길을 걷는 아들의 멋진 행보를 응원하기 위해서 더욱더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데
이젠 한계상황에 몰려서인지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되는데 이젠 그리움을 넘어선 단계에 와있으니 가슴에 피멍까지 듭니다
코로나가 뭐라고 자식 얼굴 한번 못 보고 또다시 머나먼 중동으로 보내야 했는지
그저 서글픔에 한이 쌓입니다.
우리 똥똥이의 마지막 실습 항해 무사히 잘 끝나고 건강하게 집에 돌아올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립니다
똥똥아 엄마는 항상 네 꿈을 응원하고 있어 이번 첫 항해만 그리워하고 힘들어할게.
다음에는 다음부터는 덜 힘들어하고 더욱더 씩씩하고 건강하게 똥똥이 기다릴게
건강하게 무사히 실습 항해 마치고 집에 돌아와 줘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