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보인다.

몸이 천근만근

바닥으로 스며드는 것만 같다.

거울을 보면 '나'라는 존재는 희미해지고

오로지 너에게 맞춰 움직이는 그림자만 있다.


힘들다, 힘들다.

한숨인지 노래인지 모를 소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터져 나온다.


문득, 고개를 든다.

우리 엄마는 이걸 어떻게 혼자 다 했을까?

그땐 도와주는 이, 알려주는 이 하나 없었는데

그 막막하고 고단한 세월을 어찌 다 견뎠을까?


내가 너의 부모가 되어보니

이제야 보인다.

당연하다 믿었던 당신의 세월 속에

숨어있던 노력이.


온몸이 부서지는 듯한 하루를 살아보니

이제야 느껴진다.

값없이 받은 줄 알았던 그 모든 것이

세상 가장 비싼 사랑이었음을.


나의 이 고단함이

당신을 이해하게 되는 길이 될 줄이야.

엄마, 아빠.

이제야 조금, 철이 드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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