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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라는 시간...

여름이다 여름_07

by 포에버선샤인

매년 1월 1일이 되면 새해 계획을 짠다. 그리고 12월이 다가오면 한해 정리를 한다. 올해 내가 무엇을 하였나를 되돌아보고 계획을 짰던 것과 지금과는 얼마나 다른가 반성해 보기도 하고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1년들의 집합체다. 학창 시절에는 새해가 되면서 새 학년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1년들이 쌓여갔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직장에서 1년마다 승진과 성과급 인센티브를 왈가왈부하면서 1년이 갔다. 1월부터 12월까지, 3월부터 2월까지, 또는 9월부터 8월까지... 시작과 끝달은 다르지만 1년마다 나무의 나이테가 생기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에도 1년이라는 나이테가 촘촘하게 쌓이고 쌓여 지금에 이르렀다.


1년 어학연수를 간다거나 1년간 어딘가 다른 곳으로 떠나 있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한 달 살기'가 유행한 적이 있다. 지금도 유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파리에 여행 다녀오고 나서 파리가 너무 좋아서 파리에서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리 한 달 살기 어때?'라고 남편에게 물었다. '한 달 살기가 뭐냐? 한 달은 긴 여행이지~ 파리에서 살아 보려면 적어도 1년은 살아야지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지'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한 달은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그냥 살기가 아니라 여행이다. 한 분기 즉 세 달 정도는 살아야 그래도 주변에 뭐가 있는지 돌아볼 조금의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1년 정도로 살면서 한 곳에서 4계절을 다 겪을 때 비로소 '그곳에서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지 있게 된다


그렇다! 1년을 살아 본다는 것은 그곳에 내 마음을 두고 온다는 것이다. 지금 이곳에서, 1년을 살아 볼 그곳으로, 나의 몸과 마음이 온전히 가는 것, 그것이 '1년 살기'이다.


여행으로 1년 살기를 한다면 즐거운 느낌인데 주재원이나 학생으로 1년 살기를 한다면 또 다른 느낌이 있다. 그 차이는 돌아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정말로 돌아오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가서 영영 안 돌아오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섭섭한 마음이 들고 아쉬워진다.


이렇게 1년이라는 시간은 참으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단지 인생을 구성하는 하나의 작은 퍼즐조각으로써의 1년이 아니다. 그 1년 동안 어떤 사계절과 어떤 희로애락을 겪어냈느냐에 따라, 그리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 1년을 살아내는지에 따라, 그 1년을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과 또 내 주변의 분위기도 달라진다


이제 8월도 거의 지나가고 가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을이란 계절은 정말 짧아서 가을이 오는가 싶으면 바로 겨울이다. 올해도 반 이상이 갔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올 1년이 어땠는가, 앞으로 남은 몇 달에 어떻게 1 년을 채울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모든 1년은 다 나름의 의미가 있고 모두 반짝인다. 다만 그 1년을 담아 두는 나의 마음이 그 의미와 반짝임을 어떻게 담아두느냐에 따라 모든 일 년은 각각의 다른 색을 가진다 '벌써 1년'이라는 노래도 있듯이 1년은 시작할때는 길게 느껴지지만 끝날때는 짧게 느껴지는 마법구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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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년 살이'를 계획 중이다. 앞으로의 1년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설레는 마음과 더불어 지나온 1년을 잠시 접어두려니 섭섭한 마음도 있다. 그러나 요즘의 모든 1년들과 마찬가지로 '서울살이 1년'이 끝날즈음엔 '벌써 1년이 갔어?' 라는 생각이 들꺼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이므로 '현재'를 즐기려 한다. '현재를 즐겨라' 라는 뜻의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 살아 숨 쉬는 듯이 다가온다.


#카르페디엠 #1년살이 #한달살이 #벌써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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