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여름_06
조직을 만드는 데는 열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조직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뭘까?
흔히 누아르 영화를 보면 항상 조직에는 ‘쓴맛’이 나온다. 들어올 때는 니 맘대로지만, 나갈 때는 맘대로 못 나간다. 나가려고 하면 엄청 크게 쓴 맛을 봐야만 '나갈 수 있을까 말까' 다. 이런 조직이 유지되는데 가장 중요한 건 뭘까?
규율과 시스템이다. 직장 같이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도 있고 NGO 같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조직도 있다. 그리고 축구클럽같이 승리를 위한 조직도 있고 종교 단체처럼 사랑 나눔이 목적인 조직도 있다.
목적은 조금씩 다르지만 조직이라는 단체는 그 속성상 대부분 수직계열화 되어 있다. 밑에서 일하는 사람, 그 일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부서, 그리고 그 조직의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는 부서로 조직화되어있다.
조직의 가장 꼭대기에는 비전을 제시하고 사람들을 이끌어 가는 핵심 인물이 올라가 있다. 보통 회장님, 단장님, 감독님, 대장님 이런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말 그대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 밑에는 목적에 맞게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면 국회의원에게는 보좌진, 학교에서는 행정실, 축구감독에게는 코치, 회사에서는 기획지원팀 등등이다. 그리고 밑에 조직원들이 서로 친해지고 잘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인사팀과 같은 역할 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조직이 목적을 향해 달려 가지만 사람이 일 하는 곳이다. 조직원들과의 인간적인 친화와 융합이 조직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기를 북돋우고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행사들도 필요하다. 그래서 교회에서도 신도들이 줄면 부흥회를 한다고 한다. 뭔가 '으쌰으쌰'하고 소속감과 목표를 되새기는 열정의 행사가 필요해서다.
요즘에 조직의 규율과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이 느끼게 되었다. 규율과 시스템이 없으면 주먹구구가 되기 쉽다. 예를 들어 아홉 시까지 모여서 9시 30분부터 뭔가 다 같이 시작한다고 해 보자. 아홉 시까지로 정해지면 아홉 시까지 와야 한다. '9시 반부터 시작할 거니까 9시 20분까지 가도 되잖아' 하는 마음으로, 누구나 9시 오고 누구는 9시 10분에 오고 누구는 9시 20 분에 온다. 그러면 과연 9시 30분부터 뭔가를 시작할 수 있을까?
모두에게 해당되는 규율이 있어야 한다. 회장 조카는 안 지켜도 되고 막 들어온 말단은 지키지 않으면 야단맞는 그런 규율은 오히려 조직의 단합을 방해한다. 이랬다 저랬다도 그렇다. 리더 맘대로 '이렇게 한다'라고 했다가 하룻밤 지나고 나니 '저렇게 한다'라고 하면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은 바보가 된다.
나의 최근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규율과 시스템이 없는 조직의 특징은 정체되어 있는 조직이다. 예전부터 하던 사람들이 '늘 이렇게 해왔다'며 계속 시스템을 무시하고 그때그때 일하는 조직이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서 변화를 주고 새롭게 일하는 방식을 정착시켜야 한다. 그런데 뭔가 건의를 하면 '지금까지도 이렇게 해서 잘해 왔어~'라는 대답을 듣는다.
세상이 변하면 사람도 변해야 한다. 거기서 뒤떨어지면 도태된다. 쳇 GPT가 나왔을 때 '그런 게 왜 필요하냐?'라고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챗GPT에게 물어본다. 키오스크가 매장에 들어오기 시작한 후로 키오스크로 주문하지 못하면 밥도 못 사 먹는다. 요즘엔 길거리의 노점상도 온라인 송금으로 돈을 받는다. 모든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데 조직은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고 있을까? 규율과 시스템이 확립되고 있을까? 오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조직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사람이 리더다. 리더가 시스템을 세우고 규율을 만들고 반복적으로 조직원들에게 고취시켜야 한다.
지금 있는 조직의 예를 들어보겠다. 갑자기 리더가 바뀐 후로 조직이 흐물흐물해졌다. 새로 바뀐 리더는 변명이 많다. 몸이 안 좋아서, 일이 많아서 등의 이유로 그 직에서 해야 할 일들을 제때 하지 않는다. 일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리더가 하지 않으니 누군가가 그 일을 떠맡게 된다. 리더의 일을 떠맡으니 업무량도 많아지고 불평도 많아지고 일도 열심히 하지 않게 된다.
그러다 보니 조직원들의 마음이 떠나간다. 하나둘씩 이런저런 이유로 안 나오기 시작한다. 다른 팀으로 옮길 생각을 한다. 분위기가 좋아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분위기가 무너지는 데는 한순간이다. 이렇게 되면 시스템이고 규율이고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는다. 리더가 먼저 안 지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의 유지에는 시스템과 규율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시스템과 규율은 리더가 모범을 보여 지켜야 한다. '리더십 교육'은 사람들이 네트워킹하려고 만나는 게 아닌가 싶었던 때가 있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타고난 리더가 아니라면 적어도 좋은 리더가 되려고 공부하는 열정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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