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하는 날이 되었다!

유방암과 함께 다시 걷는 시간_11

by 포에버선샤인

입원하는 날 9시~11시 사이에 카톡 문자가 온다고 했다. 9시부터 기다리던 문자가 10시쯤 왔다. 앞 페이지에는 입원 준비물과 유의사항이 쓰여 있었던 것 같다. 뒷부분에 무엇이 있나 보려고 넘기다 보니 '입원확정' 버튼을 눌러 버렸다.


나의 마지막 입원은 한 10년쯤 전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일단 들어가고 나서 설명 듣고 서류에 주구장창 사인을 했었는데 이제는 아예 입원하기도 전에 이렇게 카톡으로 온 서류에 '입원확정' 버튼을 누르고 시작한다.


입원하기 전 마지막 미사에서 다시 한 번 '수술 잘 되게 해 주세요', '무사히 깨어나게 해 주세요' 기도 드렸다. 수술이 다가오니 왜 이렇게 잡생각이 많아지는지… 의학 드라마에서 보았던 수술하다가 죽는 장면이 떠오른다. 테이블 데스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은 불안함이 찾아온다. 이제는 무사히 깨기만 해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응원은 불안을 이길 수 있게 해 준다.


응원의 힘이 어떤 것인지 이번에 크게 느꼈다! 아는 분들로부터 '수술 잘하고 회복 잘되라고 기도해 주겠다'는 응원의 목소리가 물밀듯이 몰려왔다. 한동안 움츠러들고 불안했던 마음이 밝아졌다. '이것 봐! 이렇게 나에게는 든든한 백이 있다고' 하는 마음에 가슴이 쫙 펴진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그동안 잘 살았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 유방암 수술한다는 말에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기도해 주겠다는 카톡이 줄을 이어 들어오는데~ 그것만으로도 마음에 있던 온갖 우울한 생각이 다 지워버렸다. 응원의 카톡글 하나하나가 모두 고맙고 힘이 되었다.


사실 수술하기 전에 '유방암 수술한다'는 얘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얼굴 보고는 그래도 말하겠는데 톡이나 전화로는 더 말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알리지 못하고 불안감을 키워 가고 있었다. 친구에게 말했는데 친구가 단톡방에 올려 줘서 사람들이 알게 되고 응원의 메시지를 마구마구 쏘아 주었다. 마음에 또다시 불안감이 올라오려 할 때는 나에게 온 그 수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다시 하나하나 읽어 보며 힘을 얻었다.


입원할 때는 바디로션을 바르지 말고 들어오라고 했다. 그래서 들어가기 전에 샤워를 하고 어떤 바디로션도 바르지 않고 미리 준비한 캐리어를 끌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실에는 환자와 보호자 1인만 입실할 수 있었다. 환자에게는 환자용 팔찌를, 보호자에게는 보호자용 팔찌를 내주었다. 배정받은 병실에 갔다.


이미 다른 세 자리가 차 있는 4인실의 가장 안 좋은 자리, 화장실 옆자리다. 수요일에 입원 환자가 많아서 여기가 아니면 1인실이라고 했다. 이럴 때 돈이 많아서 '그럼, 1인실에 갈게요'라고 했으면 좋겠다. 현실은 그냥 '네, 알겠습니다' 하고는 그 자리에 짐을 풀었다.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나니 간호사가 와서 앞으로의 일정을 설명해 준다. 다른 병원도 그렇겠지만 서울성모병원은 간호사들이 모두 다 친절하다. 성형외과 선생님이 외래로 오라고 해서 수술 전에 사진을 찍었다. 수술 전후에 사진을 찍어서 호전되는 경과를 본다고 한다. 전해질 수액을 맞아야 한다며 피검사를 위해 채혈을 한 번 했다. 항생제 반응 검사를 했다.


이렇게까지 하고 나니 이제는 끄읕~ 오늘은 더 이상 아무 일이 없단다. 6시 반에 저녁이 나왔다. 밥을 아주 맛있게 싹싹 다 먹었다. 남편은 내일 선생님 회진을 돌기 전에 오라고 하고 집으로 보냈다. 지금은 멀쩡해서 아무도 없어도 하나도 문제될 것이 없었다. 휴대폰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내 앞에는 안과 수술을 한 할머니와 그 간병인으로 딸이 있었다. 그 옆에는 병명은 모르겠고 할머니와 그 아들이 간병인으로 있었다. 내 옆에는 갑상선암 수술 예정인 여자와 그 언니가 있었다. 각각의 병상은 커튼을 쳐서 가릴 수 있었지만 소리는 다 들려서 사실 프라이버시가 있는 공간은 아니었다. 그리고 커튼으로 가린 공간이 좁아서 커튼을 치면 답답했다. 그렇다고 열고 있자니 화장실 옆자리인지라 사람들의 왕래가 너무 빈번했다.


옆자리에서는 벌써 코고는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려고 애쓰며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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