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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석 Oct 04. 2019

고등학교는 자녀의 성적보다 성향을 고려해 선택하세요.

자녀 교육, 상담으로 답을 찾다. 


# 자녀 교육 # 내 아이 # 상담 # 깨달음 # 용인외고 교사 # 외대부고 교사 # EBS 강사

# 고등학교 # 성적 # 성향







학부모님들 입장에서 진학 성적이 뛰어난 학교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하지만, 특목·자사고(자사고 지정 및 재지정의 문제는 교육 정책을 논하는 데 있어 언제나 논쟁의 대상이 되는 부분입니다. 후술 하는 자사고에 대한 소개는 2019년 현재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둡니다.)에서 오랜 시간 근무했던 교사의 입장에서 조언을 하자면, 학생의 성적이 우수하다고 해서 무조건 특목·자사고에 입학하는 것이 최선의 방향은 아닐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그런 유형의 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이유가 뛰어난 입시 결과 때문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공부하기에 적합한 시설,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학업분위기 등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됩니다. 실제로 교사인 저 역시 재직 시절 그런 부분에 감탄을 했으니까요. 


하지만 모든 학생이 특목·자사고에 진학해 즐거운 학교생활을 누리고, 원하는 입시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학생들은 일반고보다 훨씬 더 치열한 내신 경쟁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기숙사 학교의 경우 타이트한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자녀의 중학교 입학 이후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고등학교 진학 방향을 고민하시는데요. 이때 자녀의 성적 못지않게 고려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자녀의 성적 외에 다음과 같은 부분들을 고민해 보셨는지요?





※자율성 및 독립성

특목·자사고에 진학을 하고 나면, 학업적인 부분에서나 학교생활의 측면에서나 부모님께서 리드하고 챙길 수 있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게 됩니다. 대체로 중학교 때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은 자신의 성적 관리를 해가는 과정에서 자율성이나 독립성을 키워왔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상당합니다. 


이런 경우 기숙사 학교에 진학을 한다거나 수업이 과제 수행 중심으로 이뤄지는 학교에 진학하는 것은 학생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만일 자녀가 자율성 및 독립성이 부족해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도 부모님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면, 특목·자사고 진학은 재고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언어 구사력 및 탐구력

특목·자사고 학생들이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시는 것이 맞습니다. 상대적으로 일반고 학생들에 비해 더 치열한 내신 경쟁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독보적인 내신을 받는 학생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학생들은 수시에서 학생부 종합 전형이나 특기자, 논술 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합니다.(학교에 따라서는 수시보다 정시의 합격 비율이 더 높은 경우도 존재합니다.) 논술 전형은 그렇지 않지만 학생부 종합 전형과 특기자 전형에서는 상당한 정도로 면접 점수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성적은 나쁘지 않지만, 면접에서 핵심 역량으로 작용하는 언어 구사력과 탐구력이 부족해 면접에 대해 과도한 부담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이러한 부담감을 떨치기가 어려울 정도라면, 특목·자사고로의 입학은 보다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할 문제입니다. 


※성적 스트레스에의 취약 여부

동일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스트레스의 정도는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해소하는 방법 역시 큰 차이가 납니다. 만일 부모님의 자녀가 성적에 관한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느끼는 유형이라면, 특목·자사고로의 입학에 보다 신중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일반고의 경우에도 내신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적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특목·자사고의 학생들이 느끼는 만큼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학교에서 최상위의 성적을 받았다 하더라도, 특목·자사고에 입학하고 나면 평범한 내신을 받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 상황이 학생에게 과도한 수준의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되면, 3년의 고등학교 생활이 고역일 수 있습니다. 


※최상위 성적의 유지 가능성

이것은 1등을 유지해갈 수 있는 지속적 역량과 뚝심을 말합니다. 학부모님들과 상담하다 보면, 성적은 충분히 특목·자사고에 진학할 수준이지만 내신에서의 우위를 위해 전략적으로 일반고를 선택했다고 말씀하시는 경우를 보곤 합니다. 


그런데 일반고에도 성적 측면에서 뛰어난 학생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3년 내내 최상위의 성적을 유지해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1등의 자리에 오르고 나면 이전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자만심이 생겨 느슨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적의 측면에서 자녀가 지속적으로 뛰어날 수 있는가의 여부는 학업적 역량 외에도 아이의 성향에 의해 상당 부분 결정됩니다.


※친한 친구들의 성향

저는 개인적으로 운동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서, 중·고등학교 시절 남다르게 친했던 친구들이 모두 운동을 좋아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저의 성향에 따라 친했던 친구들의 부류가 결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만나온 제자들의 경우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친한 친구들은 공통된 성향이나 취미 등에 따라 형성되기 마련입니다. 


만약 부모님의 자녀가 성적이 비슷한 친구들 사이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고 좋은 자극을 받는 성향을 갖고 있다면, 특목·자사고로의 진학은 권장할 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정작 뛰어난 학업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공부 잘하는 학생들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묘한 긴장감을 부담스러워한다면 특목·자사고로의 진학에 보다 신중하셔야 합니다. 


※수시와 정시에의 적합도

대체로 학업 능력은 우수한 편이지만, 성실함이나 꼼꼼함이 부족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수시보다는 정시에 더 가까운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별로도 수시와 정시의 합격자 배출 현황에서 큰 차이가 나타납니다. 심지어는 수시와 정시의 합격 현황이 극단적일 만큼 어느 한 방향으로 치우쳐 있는 학교도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목·자사고 유형의 학교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하더라도, 각 고등학교의 성격 차(이것은 각 학교의 교과 편성과 학사 운영 방식 등에 따라 나타나는 것입니다.)에 따른 입시 결과 차이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어떤 학부모님들께서는 자녀의 성적보다 성향을 고려해 고등학교를 선택하시라는 제 조언이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자녀의 성적이 애초에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어떤 유형의 고등학교에 진학하건 학생들의 성적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그러니 현재의 성적만으로 자녀의 대학을 특정하지 마세요.

여전히 긍정적인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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