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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부인과 추쌤 Nov 19. 2017

[임신 준비]맥주 한 잔...만 마실게. 5주 전

남자 산부인과 의사와 아내의 임신 준비부터 출산까지

33세 아내, 30세 산부인과 의사 남편

 아이 출산 경험에 의거한 'FACT'에 'FICTION'을 가미한 “FACTION”입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산부인과 교과서를 기반으로 하였습니다.

 의학적 지식은 계속 바뀌므로 참고만 하시고 최종 결정은 지정의와 상의 후에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산모는 개개인에 맞춘 진료가 필요합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참조하며 읽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삑삑-삐삑-스르륵'
퇴근 후 문을 열고 들어온 아내의 어깨는 조금 쳐져있었다.


"오늘 회사에서 힘든 일 많았어?"
"오늘 회사에서 그 때 말해줬던 이상한 사람 있잖아. 그 사람이 오늘 회사에서 업무 이렇게 할꺼냐고!!

왜 제때제때 안내냐고 구박을 하더라고!
제시간에 맞춰서 갔는데 그때 본인이 자리에 없어서 어쩔 수...
샬라 샬라 샬라...
...
...
그 뚱땡이 진짜 싫어! 아 열 받아!"

씩씩대며 투덜거리는 아내의 모습은 참... 사랑스러웠다 ♡


"자기가 진짜 고생이 많았네. 내가 회사는 안 다녀봤지만 그 사람은 진짜 별로인 듯! 열 받는데 시원한 맥주에 치킨이나 시켜 먹을까? 크아~ 시원한 맥주~ 크아 ~ 시원한 맥주 어때?!"


맥주란 소리에 입꼬리가 귀에 걸릴 만큼 올라가다 문득 임신 준비 중이란 사실이 떠오른 아내는 다시 시무룩해졌다.


"아.. 그런데 임신 준비 중인데 맥주 마셔도 되는 거야??"

평소 맥주를 좋아하는 아내는… 생기지도 않은 아기를 위해 맥주를 끊은 지 1달이 넘었다.


"이번에 생리 시작한 거지??"

"응. 이번엔 생리한 걸 보니 임신이 안됐나 봐ㅠ_ㅠ  "


"괜찮아~ 아직 우리 시도한지도 얼마 안 되었고, 한 잔 정도야!! 임신 중에는 먹으면 안 되지만 아직 임신도 안됐고, 생리 중인데 뭘! 아기도 중요하지만 자기의 스트레스 해소가 더 중요하지 않겠어?"


"아싸 ~♡, 그럼 씻고 올 테니 시켜줘~"

"시켜.. 줘?... 알았어... 시켜놓을게... (시무룩 ㅠ_ㅠ)"


 임신을 준비함에 있어서 조금 더 나은 임신율을 위해서 담배를 끊고, 체중을 조절하여 BMI를 20-25 사이로 유지하는 것, 1주에 술의 섭취를 4잔 이하로 제한하는 것,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250mg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임신이 더 잘 되도록 하는 것에 대한 확실한 연구는 없다.

(However, there have been no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demonstrating that such lifestyle modifications improve fertility.)[1]


커피와 카페인

커피뿐만 아니라 초콜렛, 녹차, 홍차, 콜라 등에도 카페인이 함유되어있다.


    시중에서 파는 커피들은 브랜드, 상표, 상품마다 카페인 함류량이 다르지만 보통의 음료의 경우 50-200mg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 녹차, 홍차, 초콜릿, 콜라 등을 추가로 먹지 않는다면 커피 한 잔 정도는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임신 전 맥주의 섭취

치킨을 위해서 맥주를 먹는가? 맥주를 위해 치킨을 먹는가? 임신을 준비한다면 조금 삼가는 것도 고려해보자.

    그렇다면 맥주는 어떨까요? 내분비 교과서(Clinical gynecologic Endocrinology and infertility 8th edition) 의하면 과음이 아닌 이상 임신 전 술의 섭취는 유산이나 사산의 위험을 올리는 근거는 없다고 합니다 [1]. 반면 한 덴마크의 연구에서는  술을 전혀 안 먹는 여성들과 매주 1-5잔 정도의 술을 마시는 여성군, 10잔을 초과하여 마시는 여성군을 비교하였고, 술을 먹는 여성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군에 비해 유의하게 임신 가능성이 감소되었다고 발견하였습니다. [2]



술은 기형 유발물질인 에탄올을 함유하고 있다

화학시간에 봤던 에탄올의 구조식이다.

    맥주와 소주 등 술에 함유된 알코올은 강력한 기형 유발물질입니다. 임신 중의 섭취는 단 한 잔도 권유하지 않습니다. 알코올에 대해서 안전 노출농도 및 기간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임신 중 섭취하게 되면 '태아 알코올 증후군'이 발생하는 위험이 증가합니다. 이러한 증후군은 정신적, 신체적 결함을 동반합니다.


그럼 술을 먹지 말아야 되는 것인가?

    건강을 고려했을 때 어느 누구도 술을 먹으라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임신을 준비할 때도 기본적으로 권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월경이 시작되고 배란이 되기 전까지는 아직 정자와 난자가 만나지 않았으니깐, 약간의 음주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수정 이후에도 일정량의 음주를 하고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물론 다들 아무 문제없었습니다)


맥주 안 마셔도 스트레스 안 받고 임신이 안 되는 게 더 스트레스라면 단 한 잔의 맥주, 아니 단 한 방울의 알코올도 마시지 마십시오. 반대로, 한주의 힘든 일정이 끝났을 때 맥주가 없는게 너무 스트레스가 된다면! 배란하기 전에는 조금 먹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마실려면, 한 잔의 맥주를, 생리 후 배란 하기 전에 마셔요.

*생리가 불규칙한 분들은 간혹 착상혈이 마치 생리혈처럼 비칠 수 있습니다. 임신테스트기 사용을 권장합니다.



- 난임치료를 받고 계신 분은 담당의와 상의하여 마시면 좋겠습니다.

- 임신 중에는 단 한 잔의 맥주도 권하지 않습니다. '크아~'안됩니다.

- 다른 의사 선생님들과 의견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임신을 원하는 여성분들이 건강하게 임신하고 건강하게 출산하기를 기원합니다.

이상 @forhappywomen이었습니다.


References>
1. Gaskins, A.J., et al., Prepregnancy low to moderate alcohol intake is not associated with risk of spontaneous abortion or stillbirth. The Journal of nutrition, 2016. 146(4): p. 799-805.
2. Jensen, T.K., et al., Does moderate alcohol consumption affect fertility? Follow up study among couples planning first pregnancy. Bmj, 1998. 317(7157): p. 505-510.

3. Clinical gynecologic Endocrinology and infertility 8th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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