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의사 모두에게 힘든 상황
수련받던 대학병원에 오랜만에 방문했다.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사적으로 물어보고도 싶었지만, 진심 가득한 진료와 감정에 치우치지 않을 진료를 받고 싶어 일반인과 같은 방식으로 예약했다. 그리고 가장 잘 알았으나 가장 모르는 병원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일찍 도착했다.
근무하는 자가 아닌 사용자로서 병원에 방문하는 것은 나에겐 낯선 경험이다. 매우 익숙한 장소이지만 어디부터 시작할지 몰라 한 바퀴를 돌다 보니 천태만상의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제 갈 길 가고, 웃으며 병원을 나가는 사람들, 인상 쓰며 병원에 들어오는 사람들. 수술복에 가운을 입은 의사들은 모진 풍파를 겪은 듯, 떡진 머리를 손질도 하지 못한 채 병원을 활보한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겠지만...)
번호표를 뽑는다. 대기인원이 22명이다. 대학병원이라 그렇겠지라고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너무 많다. 이 곳에서 근무할 때도 대기환자가 20명이 된 적이 있었다. 나에게는 기다리는 환자가 20명, 환자에게는 순서가 20번째. 전광판에 출력되어 나오는 숫자 20은 보는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기다리는 시간은 너무나도 길었다. 사회에 나와서는 이러한 경험을 할 일이 전혀 없었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폰만 만지작만지작 거리며 내 순번을 기다리는 입장이 되었다.
19명
18명
17명
...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데 왜 기쁘지 않고 두렵기만 할까? 혹시나 빠진 서류는 없는지... 비용은 얼마나 들지... 접수 이후에 또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진료실에는 어떻게 찾아가야 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빠짐없이 다 말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핸드폰 몇 번 만지작 거리다가도 '띵동'이라는 소리가 나면 내 번호가 많이 남았음에도 번호 전광판을 쳐다보게 된다. 이번 한 번에 해결하지 못하면 또 20명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말이다.
나의 걱정과 달리 다행히도 아무 문제없이 업무를 마무리지었다.
대학병원 오시려면 반나절 비워놓으셔야...
너무 많이 기다렸다고 투덜대는 환자들에게 '대학병원에 오시려면 반나절은 비워놓으셔야 해요'라고 형식적으로 말해주었던 나의 말은... 나에게도 역시 해당되었다. 모두가 빠르고 만족할 수 있는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그날이 오면 좋겠다. 아니 모두가 건강해서 진료가 필요 없는 순간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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