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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부인과 추쌤 Feb 27. 2024

외음부에 볼록한 뾰루지가? feat.바르톨린 샘 질환

내 몸이지만, 몸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게 참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정보가 한정되어 있는 여성 질환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한데요. 외음부에 뾰루지나 볼록한 덩어리가 생겨도 이게 뭔지, 왜 생겼는지 알기가 어렵죠. 어디에 물어보기도 민망하고 치료하러 가기도 애매해 그냥 방치하다 악화되기 십상이고요. 

오늘은 많은 여성분들이 알게 모르게 고민하고 있는 '바르톨린 샘' 질환에 다루어 보려고 해요. 바르톨린 샘이 어디냐고요? 네, 일단 그것부터 설명해 드릴게요!


외음부에 생긴 둥글고 볼록한 덩어리,
바르톨린 샘 질환을 의심해 보세요


바르톨린 샘은 무엇인가요?


바르톨린 샘은 질 입구 4시, 8시 방향 양측에 존재하는 분비샘이에요. 양측의 바르톨린 샘은 약 0.5cm 정도의 크기이고요. 2.5cm 길이의 관을 통해 질 입구 쪽으로 점액을 분비하는 역할을 해요. 바르톨린 샘에서 나온 점액이 질과 외음부의 윤활 역할을 해 주는데요. 이 점액은 평소에도 질이 건조하지 않게 해주고, 관계 시에도 통증이 없도록 도와주어요.


바르톨린에 생긴 덩어리는 무엇인가요?

바르톨린에 생기는 덩어리는 크게 4가지 종류가 있어요.

1. 바르톨린 낭종
바르톨린 분비관이 막히게 되면 점액이 바르톨린 샘내에 고이게 되면서 볼록한 덩어리를 만들어요. 바르톨린 낭종은 아직 염증이 생기지 않은 단계로, 단순히 덩어리 내부에 점액이 차 있는 것이기 때문에 통증은 없는 상태입니다. 낭종을 만졌을 때에 물풍선을 만지는 느낌과 비슷할 수 있어요.

2. 바르톨린 농양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는 말, 우리의 몸에도 적용될 수 있는데요. 바르톨린 샘에 점액이 고여 있기만 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요. 하지만 고여있는 바르톨린 낭종은 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어요. 가장 흔한 것은 대장균이고, 때때로 성 매개균에 의해 감염이 되기도 하죠.
이렇게 균에 감염이 되면 낭종이 농양의 형태로 바뀌게 되어요. 내부가 점액이 아닌 고름으로 차게 되는 것이죠.  농양은 세균이 감염된 상태이기 때문에 낭종과 달리 통증이 심하고, 열감이 느껴지기도 해요. 통증이 계속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냥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힘들 수 있어요.

3. 바르톨린 양성 종양
매우 드문 경우로 바르톨린 샘을 구성하는 조직이 변하면서 양성 종양이 발견되기도 해요. 

4. 바르톨린 악성 종양
바르톨린 악성 종양은 외음부 암의 일종이에요. 양성 종양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드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덩어리는 크게 4가지 종류라 말씀을 드리긴 했지만,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의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라 고려하지 않으셔도 될 듯합니다. 실제 대부분의 케이스는 바르톨린 낭종 혹은 농양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통증 없이 통통하게 만져지는 덩어리가 있다면 낭종, 통증이 심하고 피부에서 열감이 느껴진다면 농양이라 볼 수 있겠죠?


바르톨린 샘 낭종과 농양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1. 기대요법 or 좌욕
농양이 없는 바르톨린 낭종이면서 사이즈가 3cm 미만으로 작다면, 좌욕만으로도 치료가 될 수 있어요. 덩어리가 만져지긴 하는데, 특별한 불편감이나 통증이 없는 상태라면 그냥 지켜보시거나 우선, 좌욕 정도의 처치를 해보시길 추천해요.

2. 절개 및 배농
증상이 있는 바르톨린 농양이거나 3cm 이상의 바르톨린 낭종이라면 바르톨린 부위에 주사나 절개를 이용해 내부의 점액질 혹은 고름을 배액하는 치료법이에요. 외래에서 쉽게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주사기로 찔러서 내부의 물질을 뽑아내는 방법도 있지만, 작게 절개를 낸 후에 배액할 수도 있어요. 의사에 따라 절개 방법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내부가 찐득한 점액질인 경우 주사기로 흡입이 잘되지 않을 수 있고, 내부에 격벽이 있어 내부의 물질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주사나 절개를 이용하기 때문에 치료에 약간의 통증은 당연히 있을 수 있겠죠?
절개와 배농은 지금 당장의 병변은 해소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는 방법은 아니에요. 때문에 재발이 잘 된다는 단점이 있어요. 한 보고에 따르면 13% 정도가 재발이 된다고 해요.

3. 조대술 (=창냄술, marsupialization)
재발 후 가장 흔히 하는 수술이에요. '조대술'이라는 말이 좀 어렵고 거창해 보이긴 하지만 간단한 수술입니다. 수술의 핵심은 바르톨린 샘에서 연결되는 새로운 분비관을 만들어 주는 것인데요. 기존의 분비관이 자꾸 막혀서 재발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예 다른 출구를 뚫어주는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수술이라고는 하지만 내부 장기 깊숙이 접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일 수술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조대술을 받아도 재발할 가능성은 있어요. 조대술 이후의 재발률은 2~13% 정도라고 보고되었어요.

4. 바르톨린 샘 절제술
조대술을 했는데도 반복적으로 바르톨린 낭종/농양이 생긴다면 아예 바르톨린 샘 자체를 절제해 버리는 수술을 진행해 볼 수도 있어요. 다만 바르톨린 샘이 사라지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요. 아까 바르톨린 샘이 윤활 역할을 하는 점액을 만든다고 말씀드렸죠? 질과 외음부의 윤활 역할을 해 주는 바르톨린 샘이 없어지면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질 건조증이나 성교통 생길 수 있어요. 

오늘은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바르톨린 샘에 대해서 알아보았어요. 이름은 낯설지만 증상은 전혀 낯설지가 않죠? 혹시나 외음부에 뭔가가 통통하게 만져진다면 병원으로 방문해 확인해 보세요. 방치하지 말고 빨리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치료에 훨씬 유리하다는 것, 잊지 마시고요!



다양한 시각 자료와 자세한 설명으로 바르톨린 샘 질환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면?
권홍추 선생님의 블로그로 이동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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