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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J Jul 18. 2020

포르투갈에서 3년, 그 시작을 열다.

당신에게도 포르투갈이 주었던 힐링이 임하길 바랍니다.

우울증과 불면증 그리고 경미한 공황장애.

사회생활 6년 차임에도 난 왜 단단해지지 못했을까.


남편의 해외 발령을 계기로 미뤄왔던 퇴사를 하고 포르투갈 리스본에 도착했다.


포르투갈에서의 처음으로 맡았던 바람내음이 기억난다. 포르투갈의 여름은 한낮에는 덥고 건조하지만 밤에는 긴 카디건이 필요할 정도로 선선하다. 호텔로 가는 택시 창문을 열고 맡았던 청량한 바람내음이 온몸을 상쾌하게 했다. 

밤에도 화려한 서울의 도시 풍경에 익숙한 나에게 한나라의 수도라기엔 너무도 단조롭고 고요했던 리스본의 밤 풍경은 참 어색하게 느껴졌다.


지친 몸을 침대에 내던지고 곯아떨어졌다.

다음날 아침 처음으로 맞이했던 포르투갈의 파란 하늘이 아직도 생생하다.

포르타스 솔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리스본 시내의 모습. 


호텔 앞 카페에서 쌉싸름한 포르투갈 커피를 처음 맛보았다. 포르투갈에서 유명하다는 에그타르트를 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달콤 쌉싸름한 맛을 번갈아 느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파란 하늘과 노란트램, 벽마다 그려진 화려한 그라피티들..

리스본의 색깔은 원색에 가깝다.

포르투갈에서 낙서같은 또는 작품 같은 그래피티를 보는것은 어렵지 않다.  

서울은 마치 요즘 유행한다는 트렌디한 무채색으로 멋을 한껏 부리고 또각또각 하이힐을 신은 시크한 아가씨라면 리스본은 어딘가 조금은 촌스럽기도 하고 서툴게도 느껴지는 순박한 시골소녀의 느낌이랄까.

나의 리스본의 첫인상은 그랬다.

그때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참 높고도 견고한 성을 쌓았던 것 같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은 크고 작은 상처들은 경계심이라는 생채기로 남았다. 그리고 나를 지키기 위한 벽을 하나씩 쌓기 시작했다. 처음엔 나를 지키기 위해  쌓았던 그 벽이 너무 높아져 빠져나갈 수 없는 감옥 같은 것이 되어 버렸다. 허물기에는 너무 단단하고 견계한 경계심이라는 벽속에 갇혀있었다.


포르투갈에서의 3년은 그 벽들을 부수고 허무는 시간들이었다.


각종 기준과 잣대, 혹은 내가 스스로 만든 규범과 불필요한 가치관을 탈피하는 시간.

세상을 하이알키로 보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 시간으로 보게 되었던 시간들.

모으고 축적하는 것의 행복, 과시하는 것의 행복이 아니라 하루하루 평범하고 소박한 삶에서 느끼는 행복을 알게 되었던 시간..


물질문명과 현대문화 첨단문화보다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던 시간.

햇살과 바다,바람내음과 계절마다 다른 공기의 냄새로 온몸으로 느끼며 살았던 시간.

바다가 없는 곳에서 산다는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포르투갈 친구가 말했다. 


마을에서 십분 남짓 걸으면 이런 멋진 해변을 볼 수 있다. Estoril 비치

현대의 삶보다 과거의 삶을 조금이나마 체험했던 시간들.

불편하지만 소박한 삶,소비적 삶보다는 검소한 삶을 경험했던 시간들이었다.


내가 3년간 보고 느끼고 경험했던 나의 포르투갈을 소개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받았던 마음의 힐링이 당신에게도 임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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