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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챠 Jul 02. 2022

그 낙제생이 이후에 무슨 짓을 저지른다고?

그사람도알고보면말이야

이 친구는 정말 공부를 못했다. 못했다고 해야 할까, 안했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냥 성적표만 놓고 보자면 어릴 때부터 학창 시절 내내 공부를  했다. 공부에 관심이 없었다.


어떤 의미에서도 단 한번도 우등생인 적이 없었던 이 친구는 훗날 영국의 수상이 되는, 그것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수상이 되는 처칠이다.


그는 국어(English) 외에는 정말 도통 관심이 없었고 수학과 라틴어는 낙제였다.




처칠이 멍청해서 공부를 못했나? 그랬던  같지는 않다. 이후 그가 보여준 학구열과 독서에 대한 열정을 생각해 보면 그의 머리가 좋지 않았다고  수는 없다.

그저 그는 그에게 ‘강요되는  몸서리치는 반항심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이후 그를 향한 모든 강요가 사라졌을  학문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흥미가 살아났다.




그의 학창시절을 조금  들여다보자.


세인트 제임스 스쿨이나 브라이턴 스쿨, 해로 스쿨은 모두 학생들을 엄격하게 다루며 강요하는 시스템으로 아이들을 ‘개조해낸다.’ 처칠은  모든 것에 반항했고, 저항했으며, 끊임없이 매질을 당했다.


그가 일곱살에 세인트 제임스 스쿨에 들어갔을  교육은 혹독했다. 처칠이 얼마나 끊임없이 저항했는지. 그는 2 뒤에 말을 더듬고 속삭이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교가 원하는 인간으로 바뀌지는 않았다. 그도 보통내기의 고집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나저나 저 나이의 아이에게 그런 모진 짓을 하다니 영국 학교도 참)




부모들도 아이가 이상한 걸 제때 알아차리지 못한다. 아이가 이상한 걸 알아차린 건 실제 증상이 생기고 나서 약 이년 뒤였다.


그때서야 허겁지겁, 그는   엄격한, 그리고   공기가 좋은(바닷가 근처라서) 브라이턴 스쿨로 옮겨간다. 이곳은 세인트 제임스보다 정도가 덜하긴 했다. 하지만 아무튼 강요는 강요였다. 처칠은 바뀌지 않았다.


이후 그는 또다른 명문 학교, 해로 스쿨에 진학한다. 그러나 역시 그 교육도 처칠에겐 별 쓸모가 없었다.


덧붙이자면, 사실 해로 스쿨의 입학 시험에서 처칠은 수학과 라틴어 답지를 백지로 제출했다. 하지만 해로 스쿨은  유명하고 시끄러운 공작가의 아들의 입학을 거부하는  부담을 느꼈는지 그냥 처칠을 입학시켜 줬다. 물론 처칠은 학비만 먹었을  교육의 혜택을 받지는 못한  같지만(…)





다시 말해 처칠은  값비싼 공립 학교들을 두루 거쳤지만 그는 영국 고위 귀족 가문의 자제들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 의미에서의 교양은 전혀 갖추지 못한 인간으로 세상에 나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가 전쟁놀이를 즐겼고, 자신이 전쟁놀이를 즐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타고나기를 전사 기질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것을 알고 그를 보병으로 보내려 했다. 유감스럽게도 처칠은 형편없는 성적 때문에 사관학교 시험에서 두 번이나 낙방했고, 세번째에 겨우 기병으로 군에 들어간다.


기병은 보병보다 돈이  들었(말이 필요하니까!), 보병보다  성적이 나빠도 괜찮았다. 그러나 처칠의 집안은 결코 형편이 아주 좋지 못했기 때문에(그러니까 부자이기는 했지만 빚이 많았다) 아들이 공부를 못해 보병을  가고 기병을 가야 한다는 사실도 아버지로서는 꽤나 화가 나는 일이었다.​


그의 아버지가 옥스퍼드를 우수하게 졸업했던  생각해 보자. 이 친구가 얼마나 아버지 눈에 한심해 보였을까. 아무튼 아버지는 이 한심한 아들을 기병으로 입대시킨다.





아무튼 처칠은 기병이 되었다. 이제 그의 인생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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