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은 감사를 위하여

시편 106:1~2, 43~48

8년 전 독서모임에 처음 참여했을 때, 독서 토론 전 감사 나눔을 3개씩 하라고 했다. 1개도 힘든데 3개씩이나 해야 한다니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지나고 나니 모든 것이 감사한 일인데, 그때는 감사거리를 특별한 것에서만 찾으려고 했던 것이다.


어제 백양로교회에서 정학재 목사님의 ‘더 깊은 감사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설교를 들으며, 감사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정학재 목사님의 설교 말씀 요약


감사란 무엇인가?

목사님은 감사를 이렇게 정의하셨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을 긍정적으로 가꾸어 가는 의지”라고.

목사님의 개인적인 경험담이 인상 깊었다. 공군 사병 시절 행정병으로 근무하며 외근이 잦을 만큼 일이 많았던 시절, 2달에 한 번 있는 외박만 손꼽아 기다렸고 복귀하는 날은 괴로웠다고 하셨다. 그런데 어느 날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다. 이왕 가는 길, ‘기쁘게 가자’고 말이다.

복귀할 때 집에서 아끼던 물건들인 책, 스탠드 등을 부대로 가져왔고, 일과 후 행정군무원이 사용하는 방을 이용해 공부방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인근에 있는 공군사관학교 도서관도 이용하게 되면서 부대가 집처럼 편안해졌고, 불평이 감사로 바뀌는 것을 경험했다고 하셨다. 어떤 환경이든지 감사함으로 받으면 진짜 감사의 환경이 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신 것이다.


시편 106편을 통해 본 감사

시편 106편은 대표적인 감사의 시 중 하나다. 바벨론 포로 중에 회복의 역사를 기다리는 시이기도 하다.

“할렐루야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시편 106:1)

시인은 이스라엘 전 역사를 되돌아봤을 때 감사의 결핍임을 깨달았다. 이스라엘 조상들의 종합적인 이야기에서 감사가 없었다. 감사가 없었기에 불평이 나오고 하나님을 떠나 있었다. 감사를 회복함으로써 하나님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어떤 환경에서도 감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더 깊은 감사를 위한 두 가지 방법

첫째, 내면의 가벼움을 통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조상들이 애굽에 있을 때 주의 기이한 일들을 깨닫지 못하며 주의 크신 인자를 기억하지 아니하고 바다 곧 홍해에서 거역하였나이다.”(시편 106:7)

출애굽 과정에서 10번의 기적을 보여주셨는데도 놀라운 기적을 잊어버리고, 출애굽기 14장에는 “애굽에 남아서 노예로 사는 게 나을 뻔했다”라고 이스라엘 백성은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가 행하신 일을 곧 잊어버리며 그의 가르침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광야에서 욕심을 크게 내며 사막에서 하나님을 시험하였도다”(시편 106:13~14)

출애굽기 15장에서도 사흘쯤 되어 물이 부족할 때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이 계신가 안 계신가” 하며 하나님을 시험했다. 놀라운 기적을 체험했던 사람들이 이 정도의 일로 기도 대신 불평을 했다.

“그들은 여호와께서 멸하라고 말씀하신 그 이방 민족들을 멸하지 아니하고 그 이방 나라들과 섞여서 그들의 행위를 배우며 그들의 우상을 섬기므로 그것들이 그들에게 올무가 되었도다 그들이 그들의 자녀를 악귀들에게 희생제물로 바쳤도다”(시편 106:34~37)

하나님의 능력과 도우심을 잊어버렸기에 바벨론에게 멸망하게 되었다. 시인은 감사하라고 했다. 다시 사는 길은 감사하는 것이기에 하나님께 감사하라고 했다.

왜 끊임없이 대를 이어 불평하는 삶을 사는 것일까? 영적으로 가볍기 때문에 감사를 잊어버린다. 우리는 내면의 가벼움을 통탄해야 한다. 영적으로 가볍기에 마음을 돌이키지 못한다. 신약성경의 베드로는 죽는 자리에도 주님을 따라간다고 했지만 예수님을 3번이나 부인했다. 자체 존재가 가벼워서 감사하지 못하기에, 먼저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달라는 기도가 필요하다.


둘째, 하나님의 사랑은 언제나 나의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할렐루야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시편 106:1) 하셨듯, 하나님의 사랑은 언제나 우리보다 크시다는 것을 시편 106편을 통해 반복해서 보여주신다.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자기의 이름을 위하여 그들을 구원하셨으니 그의 큰 권능을 만인이 알게 하려 하심이로다”(시편 106:8)

“그들이 호렙에서 송아지를 만들고 부어 만든 우상을 경배하며 자기 영광을 풀 먹는 소의 형상으로 바꾸었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들을 멸하리라 하셨으나 그가 택하신 모세가 그 어려움 가운데에서 그의 앞에 서서 그의 노를 돌이켜 멸하시지 아니하게 하였도다.”(시편 106:19~20, 23)

하나님이 하지 말라고 하신 것을 이스라엘 백성들은 계속 어겼으나 멸하시지 않으신 이유는 모세의 중보기도를 들으셨기 때문이다. 큰 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용서를 반복하셨고, 시인은 영원하신 사랑에 의지하여 간구한다.

“그들을 위하여 그의 언약을 기억하시고 크신 인자하심을 따라 뜻을 돌이키사 그들을 사로잡은 모든 자에게 긍휼히 여김을 받게 하셨도다.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여 우리를 구원하사 여러 나라로부터 모으시고 우리가 주의 거룩하신 이름을 감사하며 주의 영예를 찬양하게 하소서”(시편 106:45~47) 하나님의 크신 인자하심으로 반복해서 우리를 살려주셨다.

“그때에 베드로가 나아와 이르되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마태복음 18:21~22) 마태복음 18장에서도 죄 진 형제들을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 번까지도 용서하라 하셨고, 아버지 재산을 탕진하고 온 아들에게도 좋은 옷을 입히고 손가락에 반지를 끼우고 새 신발을 신기고 잔치를 벌였다. 하나님의 사랑은 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고 제대로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여름이면 당연히 덥지만 해가 갈수록 더위가 심해진다. 오늘은 남편과 부산 강서에 있는 국회 도서관에 왔다. 내가 가진 것이 아니어도 언제든지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음에 감사하다. 건강하게 등산할 수 있고 운동할 수 있어 감사하고, 무엇보다 오늘을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8년 전 독서모임에서 감사 나눔을 3개씩 하라고 했을 때의 당황스러움이 이제는 이해된다. 감사는 특별한 것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모든 순간과 환경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목사님의 말씀처럼 내면의 가벼움을 통탄하고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기억할 때,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까지도 감사의 제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감사는 단순히 좋은 일이 생겼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공간을 긍정적으로 가꾸어 가는 의지이자 삶의 태도인 것이다. 오늘도 이 작은 깨달음과 함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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